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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의 '본색' "북 인권 증진? 국보법이 침해"


입력 2014.01.16 12:01 수정 2014.01.16 14:35        조소영 기자

1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미합동 훈련 겨냥 "총 겨누고는 비판 어려워"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16일 “북한 인권을 정말 증진시키고 싶다면 ‘전쟁의 위협’부터 우리 앞에서 제거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야권에서 북한인권법을 2월에 처리하려는 분위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분단체제, 대결상태 때문에 국가보안법이라는 과거 유물이 아직도 살아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있다. 분단체제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끝내는 것에서 남북 모두의 인권증진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북한의 ‘장성택 처형사건’ 이후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이어진 비슷한 질문에도 “북한의 인권이 진정으로 진전되길 바란다면 서로 총을 겨누고는 비판도 협력도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북한이 지난 15일 한미 합동군사 훈련을 겨냥해 비판한 것과 얽혀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전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합동군사 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언급한 뒤 “핵 전면대결전의 선전포고”라며 “이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북남관계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설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데 대해선 “남조선 집권자가 한 말이 가짜이며 속으로는 딴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박근혜 정권은 최근 북의 급변 사태를 거론하며 흡수통일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흡수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으며 극심한 갈등과 군사적 충돌을 야기해 분단의 고통만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종전선언 한 마디, 미국산 전투기보다 안전 잘 지켜준단 판단이..."

이는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하거나 1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장성택 처형사건’과 관련, “‘김정은 정권’의 장악력이 더 취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란 말이 북한에 ‘흡수통일’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인 바 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평화통일의 길은 6.15선언과 10.4선언으로 이미 열렸다. 한반도 핵문제도 관련국들 사이 6자 회담 등 논의 틀이 있었으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이 길을 거부한 이래 관련국들의 군사행동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강대국들의 영향력은 커지며,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명분으로 군국주의 부활로 나아가려는 일본 극우정치인들의 시도는 통제범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이 대화해야 중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미래를 좌우하지 못한다”며 “통진당은 과거 당국간 대화가 장애에 부딪혔을 때 북의 조선사회민주당과 정당교류를 통해 타개책을 찾아내곤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 민간교류 차단으로 이 기회조차 완전히 잃게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북을 비방하지 않으면 종북으로 몰아세우는 수구세력의 대대적인 종북공세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종북공세에 갇히지 않겠다”며 “종전선언 한 마디가 미국산 전투기보다 우리 안전을 더 잘 지켜준다는 판단이 국민들 마음 속에 자리 잡도록,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의 관심이 한반도에 모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내란음모조작사건 이기면 국정원 수사권 제거하는 길 등 열릴 것"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자당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사건과 정당해산사건과 관련, 박근혜 정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진당이 내란음모조작사건에서 이기면 종북공세를 끝내고, 국정원장을 교체하고, 국정원 수사권을 제거하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14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힘 잃고 쪼개져 고사 직전까지 몰린 야권을 살려내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또 “통진당이 정당해산사건에서 이기면 비로소 유신독재부활이 멈춰질 것”이라며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내란음모조작사건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사건을 덮으려고 조작된 사건으로 녹취록은 날조 수준으로 문맥을 왜곡해 완전히 뜻을 바꿔버린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미 무죄임을 확신하고, 현실 재판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무죄를 받아낼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얼어붙은 대지가 녹아내리는 새 봄이 오면 우리 국민은 거센 ‘저항의 봄’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신당 등 야권이 독자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진당도 가세한 것이다.

이 대표는 “통진당 후보들은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는 선명 진보야당의 전령사가 될 것”이라며 “통진당 후보들이 나선 전국 곳곳에 ‘박근혜 독재 반대’ 구호가 터져 나올 것이다. 다가오는 3월부터 당을 선대위체제로 전환하고, 통진당이 노동자, 농민, 서민들과 쌓아온 단단한 믿음의 실체를 선거결과로 다시 확인시켜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800여명의 후보를 출마시킨 것 이상으로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에 대해선 “2010년 이후 야권연대는 우리 국민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왔다. 한국의 현대사를 통틀어 진보민주세력이 다같이 힘을 모으지 않고 뿌리 깊은 친일독재 수구 집권세력을 이길 수 없다”며 “진보민주세력의 단합을 위해 종북공세를 스스로 벗어내는 일이 첫 번째 과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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