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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타파 전국정당' 주장하며 TK 안가는 안철수


입력 2014.01.01 10:27 수정 2014.01.01 10:33        이슬기 기자

신당 창당기구 새정추 전국 설명회 경북 제외한 대전-부산-광주

민주당 일각 "쉬운 곳만 찾아가며 이삭줍기만 열중" 비판

지난달 17일 오전 충남 대전광역시 동구 원동 중앙시장 상인연합회 강당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대전광역시 설명회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며 상대방 폄훼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낡은 사고와 체제를 이곳 호남에서부터 과감하게 걷어내달라.”

지난 26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올해 일정 중 마지막으로 찾은 지역은 광주였다. 앞서 17일 대전에서 전국 설명회를 시작해 19일 부산을 거친 이후 세 번째 도시다.

안 의원은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상무지구 NGO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주의와 여야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갇혀 국민들께 차선도 아닌 차악의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새로운 수권 준비세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낡은 체제의 정치세력으로는 결코 수권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안 의원을 비롯한 공동위원장들이 ‘지역주의 타파’를 강조할 때마다 회견장을 가득 메운 150여명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사실상 광주의 ‘기존 세력’인 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함으로써 민주당 텃밭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문제는 안철수의 이러한 목소리가 '지역주의 타파'를 함께 외쳐야 할 대구·경북·강원에서는 들리지 않는다는 것.

새정추는 앞서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정책토론회 전국 순회 개최를 통해 ‘전국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계안 공동위원장 역시 “안철수 신당은 전국 정당을 바라보고, 전북을 포함한 호남뿐만 아니라 영남, 강원, 충청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일각 “오히려 대구먼저 가야. 쉬운 곳만 골라 가나”

하지만 야당 측에서는 새정추가 정작 여당이 강세인 TK(대구·경북)지역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충청과 호남지역만 찾는다며 ‘쉬운 곳에만 가서 이삭줍기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새정추가 자신들의 말대로 전국 정당을 하고 진정성을 보이려면 오히려 광주보다 대구를 먼저 찾았어야 했다”면서 “가는 곳곳마다 사실 야권 분열을 일으킬 만한 곳 아닌가. 새정치 한다면서 결국 쉬운 길만 골라 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30일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이 호남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안 의원은 야권 정권교체의 승리를 위해서 자기 고향인 부산 영남으로 가서 새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좋을 텐데 어차피 야권인 호남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호남은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하지 못한 점과 무기력한 야당성에 실망하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 새정치 현상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지만 그것 역시 검증을 받고 시간이 가고 주위 인사들을 평가할 때 그렇게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안 의원이 광주를 찾은 같은 날, 추미애 민주당 의원도 광주 조선대를 찾아 안 의원의 행보에 쓴소리를 던졌다.

추 의원은 “안 의원은 호남이 아니라 영남에 주력하는 것이 맞다. 민주당이 잘 못하고 앞으로도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서 안철수 신당이 나서줘야하지 않겠느냐”라며 “로마제국이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듯 민주당이 호남에서 하루아침에 뿌리를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발뒤꿈치로 서 있는 사람은 오래 서지 못하고, 과시하는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인 ‘기자불립 과자불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내일’ 실행위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지난 9월 광주·전남·전북 실행위원 68명을 발표한 데 이어 11월에는 전국 12개 광역단위의 실행위원 470명을 추가 발표했다.

여기서도 “강원, 대구, 경북지역의 실행위원 인선을 추가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전국적으로 더욱 다양한 인사들이 실행위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라는 한 줄만 남겼을 뿐 세 지역의 실행위원은 여전히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새정추 대변인인 금태섭 변호사는 “지금 그쪽 지역에서도 추진위원회를 모집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 당장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지역 설명회 일정’에 관해서는 “앞으로 더 할 수도 있는데 그 계획은 신년 초에 확정해서 말씀 드리겠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그는 ‘대구에는 가는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구도 어떤 형태로든지 갈 수 있는데 확정되면, 조만간 확정될 거다”라면서 “대구에 가는지 안 가는지 이런 걸 확정을 지어서 조만간 말씀 드리겠다”고만 답한 채 말을 아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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