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혜 "최후통첩" vs 김명환 "파업 강행" 강대강 평행선
27일 노사 협상 격렬 후 기자회견…상대방 양보만 고집
철도파업이 19일째로 접어든 27일 코레일 노사간 실무교섭이 재개 1시간 40여분 만에 중단되면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명분과 정당성도 없는 불법파업을 즉각 중단하고 오늘밤 12시까지 복귀하라”고 최후통첩을 내렸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코레일 사옥에서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연 최 사장은 26일 오후 4시부터 ‘밤샘 마라톤협상’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앞서 최 사장은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은신해 있는 조계사를 26일 찾고, 박 수석부위원장과 노사 교섭 재개에 합의했다. 이후 코레일 관계자와 철도노조 지도부는 수서발 KTX 신설법인 면허 발급안과 철도산업 발전방안 등 여러 쟁점들을 놓고 마주 앉았으나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27일 오전 교섭 중단을 밝혔다.
‘자정 복귀’라는 최후통첩을 내린 최 사장은 “이때까지 돌아오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당초 철도파업에 동참한 노조원 8812명의 13.3%인 1172명이 일선에 복귀한 상태다.
아울러 최 사장은 “파업을 철회할 경우 ‘수서 KTX 법인의 공공성 확보와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한다’라는 진전된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노조는 ‘수서 KTX 법인 면허 발급부터 중단하라’는 기존의 요구를 되풀이하면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최 사장은 이어 “코레일은 그동안 경쟁 상대가 없었기 때문에 철밥통이란 오해와 질책을 받아 왔다. 어떤 이유로든 회사경영이 어렵게 되었다면 공기업이라 할지라도 예외없이 경영 개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사장은 “노조가 말로는 대화와 협상을 하자고 하면서 과연 협상할 의지가 있는지, 또 철도산업 발전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코레일은 이면합의를 통한 어떠한 야합이나 명분 없는 타협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노조위원장 "정부 면허발급 중단없인 파업 중단도 없다"
반면 다시 민주노총으로 복귀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도 이날 오전 9시 30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면허 발급을 중단하면 우리도 파업을 중단하겠다”며 맞섰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숨어서 찬물만 끼얹고, 권한 없는 공사와 어렵게 마주 앉아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며 “국민의 요구를 한사코 외면하고 소통불통과 공권력 투입으로 사태를 진압하려고만 하는 정부의 시대착오적 발상이 파업을 더욱더 장기화로 치닫게 하는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민영화 안 할 테니 믿어달라고 하지만 국민이 설득되지 않고 있지 않느냐. 믿어달라는 말만 녹음기처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담보하고 논의기구로 보장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26일 오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명분 없는 파업’, ‘국민혈세 낭비시키는 협상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막가파식 발언이자 안하무인식의 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시범운행 한번 안해 본 수서KTX에 법인 면허를 발급하는 자체야말로 유례가 없는 졸속이며, 위법적인 행위”라며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 반대 입장을 굳히며 “철도공사는 열차안전을 도외시하는 무모한 대체인력 투입에 매달릴 게 아니라 사태수습을 위한 진정한 해결책인 국토부 면허 발급 중단을 위해 소신 있게 나서야 할 때라는 걸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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