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함 보이지 않는 행보에 축구팬들 여전히 답답
아스날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한 박주영(27) 모습이 팬들의 눈길을 모은다.
아스날 선수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최근 런던 시내 한 식당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당시의 현장은 선수들의 SNS의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팬들에게도 공개됐다.
선수들은 각각의 캐릭터를 살린 '코스튬 플레이'를 연출했다. 여기서 박주영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파티에 참석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사진에서 박주영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동료들과 파티를 즐기고 있다.
크리스마스 파티는 선수들의 단합과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다. 박주영이 아스날에서 1군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참석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만큼 동료들과의 관계가 좋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국내에서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절박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행보다. 박주영은 올 시즌 아스날 1군 경기에서 고작 컵대회 교체 출전 1회가 전부다. 벵거 감독은 이미 박주영을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했다. 최근에는 위건으로부터 긴급 임대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박주영 측 거부로 무산된 사실도 알려졌다.
박주영의 부진은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오랫동안 고민하던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근심거리를 안긴 게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박주영을 대표팀에 불러서라도 경기감각을 끌어 올려주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출전하지 못하는 박주영을 발탁할 명분이 없었다.
여전히 박주영에게 기대가 컸던 홍명보 감독은 여러 차례 박주영에게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기라는 조언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박주영은 바뀐 것이 없다.
한때 주전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 같은 다른 유럽파들의 행보와도 대비된다. 이들은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지자 임대나 이적 등으로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선수 본인의 가치를 입증하겠다는 자존심이 우선이었고, 대표팀과 월드컵에 대한 목표의식도 작용했다.
많은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박주영이 대표팀에 대한 진정한 책임감, 그리고 월드컵에 나갈 확고한 의지가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월드컵 본선 엔트리 확정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박주영 입지는 매우 좁다. 이미 대표팀에도 김신욱과 손흥민이라는 대안이 있어 예전처럼 박주영이 절실하지 않다.
박주영의 이런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병역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박주영은 최강희 감독과 축구협회 측의 해명요청을 거절하고 잠적했다. 얼마 후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를 필요로 한 홍명보 감독의 간절한 권유에 의해서였다.
대표팀을 위한 헌신이나 열정에 여전히 물음표를 달게 하는 박주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