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국의 여유... 미·일 '맑음', 신흥국 '흐림'
미국 경제지표 예상보다 좋은 성적, 일본은 내년 성장률 4.8% 낙관
브라질·인도, 경상수지 적자·인플레 겪는 중…"양적완화 축소까지 하면 큰 충격"
시중에 돈을 풀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경기 성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기축통화를 보유한 미국의 경우 돈을 찍어내면서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신흥국들은 이 같은 양적완화 정책이 언제 종료될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국제금융센터가 펴낸 '국제금융 인사이드' 12월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향후 경제 상황이 낙관적으로 평가됐고 브라질, 러시아, 인도는 향후 경제 성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과 유럽은 '현상유지' 수준이다.
미국은 10월 고용과 3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향후 경제 상황에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취업자수가 10월에 20만4000명 증가해 시장에서 예상한 12만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비농업부문취업자수가 매달 20만 명씩 증가하면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분기 GDP 성장률도 기업경기와 주택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3.6%를 찍어 201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1월 실업률이 7.0%로 하락해 양적완화 축소를 위한 목표치인 6.5%에 근접했다.
일본도 상반기 4.1%의 고성장을 견인한 가계소비와 수출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 3분기 성장률은 1.9%로 둔화됐지만 내수 가격변동지수(디플레이터)가 플러스로 전환돼 4분기 성장률 전망은 밝다.
해외 IB들은 일본의 공공투자 지속과 소비세율 인상을 목전에 둔 선취수요 요인으로 4분기 일본의 성장률을 3.6%, 2014년 1분기 성장률은 4.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대한 신흥국 불안 요인으로 해외수요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향후 경기 전망에는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브라질의 경우 2008년께부터 이어지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가 브라질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브라질의 경상수지 적자는 2007년 4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으며 2013년의 적자 규모는 9월까지 604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이미 2012년 542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넘어섰다. 이는 조만간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취하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인도는 2013년 들어 물가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향후 성장세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의 도매물가는 식료품과 연료가격이 오르면서 9월 6.5%에서 10월 7.0%로 상승했다. 인도 정부는 물가를 내리기 위해 지난 9월과 10월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조치를 했지만 인플레이션의 압력은 여전하다.
러시아에는 국제유가 향방 및 유럽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 회복이 향후 경제 성장의 관건이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예상되고 있지만 투자 위축 및 소비심리 약화로 내수는 2014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위축으로 10월 산업생산이 전월 0.3%성장에서 0.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2013년 성장률은 1.3~1.5%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인도나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기본적으로 경제 구조가 경기 부양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행하면 신흥국들은 경제 활동을 할 버팀목이 없어져 큰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외 자본이 신흥국으로 대거 들어가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통화가치가 안정됐는데 이 자금이 본국으로 회수된다면 신흥국들의 자산가치와 통화가치가 함께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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