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발급 수 감소…시장 포화 VS 일시적 현상
사상 첫 체크카드 발급 수 감소에… '일시적인 현상'VS'포화' 해석 분분
체크카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발급 수가 줄어들었다. 이에 카드업계에선 체크카드 발급 수 감소가 시장의 '포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감독원이 17일 공개한 '3분기 체크카드 발급 및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까지 체크카드 발급 수는 9604만매로 전년 말 대비 310만매(-3.1%) 감소했다. 지난 1999년 체크카드가 처음 도입된 이후 발급 수가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체크카드 발급 수가 줄어들자 카드업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금감원은 이번 체크카드 발급 수 감소가 신한카드가 위·변조, 보이스피싱 등으로 사용이 중단된 체크카드를 지난 3분기부터 발급실적에서 제외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전체 체크카드 발급 수 중 신한카드가 발급실적에서 제외한 카드는 779만매로 전체 체크카드 발급 수 감소를 이끌었다. 만약 신한카드의 감소폭을 제외하면 전체 체크카드 발급 수는 오히려 6.5%(469만매) 증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계 변경으로 외형상 체크카드 발급 수가 감소했으나, 실질적인 체크카드 발급과 이용실적은 꾸준한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 업계에선 체크카드 발급 수 감소가 시장의 '포화'를 의미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주로 용돈과 같은 일정 한도 내에서 사용한다"며 "혜택이 다양한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는 한 장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 문제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지만 이미 국민 1인당 체크카드를 2장 꼴로 가지고 있는 것이어서 '포화'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쟁 없는 체크카드 시장'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권 카드사가 체크카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며 "은행과 제휴를 맺어야 체크카드를 발행할 수 있는 기업계 카드사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체크카드 시장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또 다른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수익성 문제 외에도 체크카드 시장에선 출발선 자체가 달라 신용카드와 달리 체크카드에선 경쟁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럴만한 게 지난 3분기 체크카드 발급 수 중 4개 은행계 전업카드사(△국민 △신한 △우리 △하나SK)와 12개 겸영은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이른다. 반면 지난 3분기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수는 감소했다.
한편 회사별 체크카드 발급 수는 국민카드가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SK카드, 농협카드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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