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피바람 숙청 예고 장성택 다음은 최룡해?
소식통 "군경험 없는 최룡해에 군부 불만 고조"
"장성택 체포과정 아내 김경희가 승인했을 것"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이 8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종파 혐의를 받고 보안원들에게 끌려나가는 모습이 북한 TV와 신문으로 보도된 가운데 고모 김경희가 장성택의 체포를 승인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장성택이 이번에 모든 직위에서 해임되고 영상기록물에서 모습이 삭제되는 등 완전히 제거될 위기에 놓였지만 북한에서 백두혈통으로 내세우는 김씨 일가인 김경희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번에 장성택의 체포 과정처럼 북한당국은 으레 고위급 간부를 숙청시킬 때 간부회의를 열어 숙청 대상자의 혐의를 발표하고 체포 명령을 내림으로써 보안원들이 들어와서 족쇄를 채워서 끌고나가는 식이지만 이번 장성택처럼 방송으로 공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젊은시절부터 여자 문제로 속 썩이던 장성택에 대해 김경희의 신임이 없어진 지는 오래됐지만, 이번에 김경희의 최종 승인이 없었다면 장성택을 공개적으로 체포해 끌고나가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 이미 ‘데일리안’을 통해 “장성택이 중앙당 행정부장직을 박탈당하고 실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는 이 소식통은 “2002년 인민보안부 35국 사건으로 장성택이 실각한 뒤 2004년 다시 복귀됐지만 김정일은 그때부터 장성택에게 모든 간부사업에 개입하지 말고 자신의 현지지도에만 동행시켜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런 상황에서도 장성택은 김정일과의 처남매부지간을 이용해 이익사업을 벌여 개인적인 부를 축적하는 등 사실상 북한당국에서 볼 때 많은 비리를 저질러왔다”며 “그동안 이미 장성택의 비리에 연루된 측근들이 처형되는 사건도 비일비재했으므로 간부들 사이에선 장성택을 두고 ‘곁가지’라 부르면서 멀리하는 풍조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장성택은 김정일이 살아 있을 동안에는 아첨을 해서라도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지만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로 점차 어린 조카에게 훈수를 두려는 등 김정은의 지시를 무시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 이번에 완전히 숙청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현재 장성택의 체포 이전인 지난 9월 말~10월 초 장성택의 측근 한명이 중국으로 도망쳐나가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이 인사의 신병문제를 놓고 남북은 물론 중국, 미국까지 가세해 자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물밑 첩보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북한에서 지난 7월부터 중앙당 행정부에 대한 집중지도검열이 시작됐다”며 “행정부 소속 인물들에 대한 각종 비리가 들춰지면서 그 칼날이 장성택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장성택의 측근 중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도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소식통은 “북한에서 그동안 장성택도 여러차례 숙청당한 적이 있는 데다 주변인물들이 숙청당하거나 총살당한 일도 반복되어온 만큼 장성택은 언젠가는 제거당할 대상이라는 예견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마 수령의 친인척인 장성택을 숙청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남아 있었고,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마저 공개적으로 숙청시키는 ‘공포정치’를 구사함으로써 유일지배체제를 구축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2년이 지나면서 김정은의 지도력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노출될 시점이 된 만큼 나이 많은 간부들 사이에 여러 의견과 불만이 드러났을 것이고, 게다가 김정은이 이번에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개정하면서 내린 극단의 조치”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10일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장성택의 해임을 결정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이 전체 당원과 주민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민들의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 평양화력발전연합기업소의 리영성 열관리공이 “당장이라도 장성택과 그 일당의 멱살을 틀어잡고 보이라(보일러)에 처넣고 싶다”고 한 주장을 그대로 실을 만큼 장성택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이번에 장성택의 숙청 이후 연쇄적으로 숙청될 수 있는 대상으로 인민보안부와 장성택의 전 서기 등 중앙당 간부들과 친인척 정도를 꼽았다. 다만 일각에서 주장되는 것처럼 대대적이고 연쇄적인 숙청이 일어날 것으로 보진 않았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김정은이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 고모부까지 내칠 만큼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했다면 앞으로 최룡해의 영향력도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룡해의 자리가 위험한 이유에 대해 그는 “장성택이 숙청된 여러 이유 가운데 남한을 비롯한 해외 언론들이 그를 ‘섭정왕’으로 묘사하고 이 때문에 장성택이 불손해진 측면도 없지 않은 만큼 장성택 제거 이후 부각된 최룡해가 그대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은 크다”며 “무엇보다 단 하루도 군사복무를 하지 않은 최룡해에 대한 군부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에 그도 무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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