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자회견, 창당 시기도 참여인사도 없었다
추진위 출범시키겠다는 내용외엔 정치적 수사 일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안 의원은 28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추위)’를 출범시키고자 한다. 공식적인 정치세력화의 첫걸음”이라며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연히 (새추위 출범의) 지향점은 창당”이라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분명히 존재한다. 추진위는 그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창당 시기나 참여인사에 대한 명시 없이 의지만을 밝혀온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벤트 정도로만 일축될 뿐 지금까지 정가(政家)에 끼쳤던 영향력 이상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 주 중 새추위 출범 설명회를 갖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서 주변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지탄을 시작으로 육아·교육·일자리·노후문제 등으로 주제를 좁혀갔다.
그는 이 같은 문제들을 두고 “우리 정치에서 국민의 삶이 사라진 탓”이라며 “이제 현실 정치인이 된 나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무한책임을 느끼며 뼈아프게 반성한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반성의 바탕 위에서 ‘낡은 틀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담아낼 수 없으며, 이제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국민의 절실한 요구에 가치 있는 ‘삶의 정치’로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삶의 정치’에 대해선 “기본을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치·경제·사회·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개혁을 위한 구체적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정치는 정의의 실현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의 핵심은 공정”이라며 “공정은 기회의 평등과 함께 가능성의 평등을 담보하며, 복지국가의 건설을 지탱해주는 중심가치다. 복지는 해석과 방법논쟁으로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편과 선별의 전략적 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화는 인권과 함께 우리가 지켜야할 보편적 가치이며 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 환경”이라며 “평화통일정책의 수립과 실천은 헌법의 명령이며, 천년 넘게 통일국가를 유지해온 조국에 대한 우리 세대의 역사적 사명”이라고도 했다. 이는 북한 등 국제사회 관계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연대? 한국정치의 재편 필요하단 생각"
안 의원은 또 ‘종북(從北)논란’으로 불거진 정부의 ‘대통합약화’ 분위기를 겨냥한 듯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두 가지 난제를 모두 이뤄냈다”면서 “산업화 세력도 민주화 세력도 각자 존중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신당은 중도적 입장을 띠게 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우리는 극단주의와 독단론이 아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정치공간이며,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논의구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국민통합의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마지막 발언으로는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건 국민의 힘”이라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는 정치의 핵심은 찌르는 링컨의 말이다. 그 세 가지 가치를 한데 담아 (내가) 가는 길을 ‘국민과 함께’로 정하기로 했다. 우리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그는 취재진과의 질의답변 중 창당 시점에 대한 질문에 “새추위에서 로드맵을 만들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안 의원은 “다만 지방선거에선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 창당이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안철수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단 인사들을 출마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인선에 관한 질문이 많았지만, 그는 “함께 할 분들은 추진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며 “다음 주 중 새추위가 출범하면서 인선과 관련, 설명회 자리를 갖도록 하겠다”고만 했다. 안 의원은 “지금 자리가 개별 한 분, 한 분에 대해 말씀을 드리는 자리가 아니다”며 단호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또 다른 관심사항인 ‘야권연대’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새 정치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한국정치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따라서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만드는 게 나 그리고 우리가 새 정치를 추진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연대에 대한 근본적 거절 또는 ‘안철수 신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연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읽혔다.
한편, 안 의원은 이날 빨간색과 파란색이 교차한 넥타이를 매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보통 ‘남성 정치인의 넥타이’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 빨간색은 새누리당, 파란색은 민주당의 당색(黨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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