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청문회 파행, 여야 모두 "자료제출"
<감사원장 청문회>증인선서도 못하고 50분만에 파행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개회 한 시간도 못가 정회됐다.
감사원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1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미흡한 자료제출을 문제로 황 후보자의 증인선서를 거부했다. 이에 청문특위 위원장인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은 10시 50분께 정회를 선언했고, 청문회는 증인선서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파행을 맞았다.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제출을 문제로 지적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김기준 민주당 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서 의원의 자료를 참조하라고 답했다. 또 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엔 ‘해당 자료는 서 위원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니, 서 위원장의 자료를 참고하라’고 답변했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이 요청했던 자료는 황 후보자가 법원 재직 중 집필한 저서, 논문, 기고문과 안과 진료기록 및 시력변화 자료, 자녀의 성적 관련 자료 등이다. 황 후보자는 저서, 논문 등에 대해선 다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참고하라고 답했으며, 성적자료 등은 프라이버시 등을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서 의원은 업무추진비 등 금융거래 내역을 언급하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어떻게 전화를 받았는지, 검증 항목은 몇 개인지, 어떻게 검증됐는지 모르겠지만 청와대는 금융거래 내역을 다 봤을 텐데, 문제가 없다면 우리한테는 왜 제출하지 않고 핑퐁을 하는지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청문회가 공전을 거듭하자 서 위원장은 “이런 것들에 대한 후보자 측의 정확한 답변과 해명을 들으면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다. 위원장으로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며 “(이는) 증인선서를 받고 인사청문회를 진행시키면서 짧은 준비기간 동안 발행한 여러 오해와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이 말한 자료요구 건은 당연히 공직후보자 입장에서 성실하게 제출해서 감사원장으로서 소임, 제대로 할 분인지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맞다”면서 “(하지만) 지금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준비기간기 9일에 불과했고, 자료제출 요구가 1229건에 이른다”고 거들었다.
이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우선 후보자의 선서를 들은 뒤에 감사원장 후보자가 미제출한 자료가 왜 아직 미제출인지 들어보고, 언제까지 제출할 것인지 들은 다음에 기존에 제출받은 자료로 청문회 진행하면서 추가 자료를 봐야 한다. 국민들이 지켜보는데 의사진행 발언으로 한나절을 허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우리는 정치적으로, 청문회가 잘 못되게 하기 위해 보이콧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자료가 제출된 뒤에 청문회를 개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간사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관련 자료 요청에 ‘법원에서 김 의원이 요청한 자료를 준비 중이라 들었다’고 답하고, 자녀의 장학금 수령내역 요청에 대해선 아무 내용도 없는 표를 제출했다. 또 금융거래 내역은 은행 개점시간에 맞춰 제출하겠다고 답했으나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김 간사는 “저축은행 계좌내역의 경우 의원들이 제출한 게 수요일이다. 위원장과 여당에 요청한다. 오늘까지 자료를 준다고 했으니 정회하고 자료를 받아서 개회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 위원장은 황 후보자에게 “의원들이 요청한 자료들을 구비되는 대로 제출하려면 언제까지 가능하느냐”고 물었고, 황 후보자는 “우리로서는 열심히 자료를 준비하고, 답변했으니 시간이 짧음으로 이렇게 된 점을 널리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면서 대부분의 자료에 대해선 제출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서 위원장은 “후보자 본인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후보자의 답변을 보면 남의 일을 보고들은 것처럼 얘기한다. 그건 후보자로서 답변할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자기가 (자료를) 정비해서 알고 있는 걸 자기 목소리로 답변해야지 왜 남이 얘기하는 것처럼 답하느냐. 이런 태도는 지양하길 바란다”고 질책했다.
황 후보자가 “지금 준비가 다 된 것으로 안다. 바로 제출하겠다”고 답하자 서 위원장은 “일단 30분만 정회하고 양당 간사 간 협의해서 11시 20분에 다시 회의를 속개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11시 30분께 속개됐다. 이후 후보자 선서와 입장발표 등은 예정대로 진행됐으며, 질의 없이 정오께 오전 일정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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