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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악셀 운운' 아사다, 다나카도 김연아도 아니다


입력 2013.11.11 11:37 수정 2014.03.05 09:2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좌중 압도하고 강심장 갖춘 다나카와 달라

"트리플 악셀 선물" 운운보다 러츠부터 교정해야

올해 일본 프로야구를 빛낸 것은 '천재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25·라쿠텐)다.

다나카는 ‘2013 일본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24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7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또 20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볼넷은 단 31개에 그쳤다. 다나카는 포스트시즌 포함 ‘30연승 세계신기록’을 작성, 호시노 감독과 함께 라쿠텐을 창단 9년 만에 일본시리즈 꼭대기에 올려놓았다.

다나카의 장점은 토털패키지, 한 마디로 다재다능하다. 최고구속 시속 156km의 직구를 필두로 면도날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여기에 제구력도 정교해 무결점 투수라는 평가 속에 사와무라상까지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와 류현진 소속팀 LA다저스 등은 이미 다나카를 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다나카 활약상을 보면서 ‘피겨퀸’ 김연아(23)가 떠오른다. 종목은 다르지만 공통분모를 갖춘 스포츠 스타다. 무엇보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돋보인다. 다나카가 마운드에 등장하면 상대팀 타자는 ‘패배감’에 휩싸인다. 심리적으로 쫓겨 허공에 방망이 휘두르기 일쑤다. 김연아도 빙판에 등장하면 경쟁자들을 ‘움찔’하게 만든다.

특히, 아사다 마오(23·일본)는 2010 밴쿠버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의 조지 거쉰 클린연기 바로 뒤 등장, 널뛰는 심장박동을 제어하려 애썼다. 당시 아사다는 이어폰을 낀 채 “침착~침착” 자기 최면을 걸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연아가 휩쓸고 간 은반 위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강심장’이 아님이 분명하다. 자신의 그릇보다 ‘큰’ 트리플 악셀을 고집하는 행위가 딱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사다는 9일 도쿄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4차 NHK트로피 프리스케이팅에서 136.33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71.26점) 합산 207.59로 정상에 올랐다. 성인무대 데뷔 이래 개인 최고성적이다. 종전 최고기록은 밴쿠버 올림픽에서 수립한 205.50점.

경기 직후 전광판에 ‘207.59점’이 찍히자 아사다는 의외로 무덤덤했다. 역시나 트리플 악셀 실패 탓이다. 아사다는 ‘닛칸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성공하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3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 비하면 나쁘진 않다. 트리플 악셀 연마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빨리 완성해 팬들에게 깨끗한 트리플 악셀을 선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사다는 무언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 아사다는 일본 천재투수 다나카가 아니다. 그렇다고 김연아처럼 ‘강심장’도 갖추지 못했다. 아사다는 주위 환경에 휘둘리는 편이다. 지난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부상 여파’로 트리플 악셀을 제외하고 안정적 연기로 정상에 등극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무모한 트리플 악셀을 꺼내들었다. 일본 언론과 국제피겨연맹(ISU)의 직·간접적 부추김 때문이다. 특히, ISU는 아사다가 그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트리플 악셀을 뛰어도 너그러운 판정을 일삼았다.

순간의 선택이 ‘소치 올림픽'을 좌우한다. 아사다는 이해관계가 맞물린 아첨꾼을 멀리하고 ‘진짜 팬’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팬들에게 깔끔한 트리플 악셀을 선물하고 싶다”는 아사다. 정작 아사다를 아끼는 측근들은 아사다가 교정 불가능한 ‘꽈배기’ 트리플 악셀을 버리고 나머지 기술 교정 및 완성도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사다는 이번에도 트리플 러츠에서 0.6 감점 당했다. 잘못된 스케이트 날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트리플 악셀과 달리 ‘여자 간판 기술’ 트리플 러츠는 충분히 교정 가능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천재투수 다나카처럼, 강심장 아우라 김연아처럼 경쟁자들을 압도하길 꿈꾼다면, 아사다가 자신의 목을 찌른 양날의 검 트리플 악셀을 다시는 거들떠도 보지 말아야 한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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