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삼성 소극적, FA 대이동 싱겁게 귀결?
강민호 등 대어급 많아 대이동-몸값 폭등 예상
일각 '팀 내 FA단속' 치중으로 이동 최소화 전망
올해 프로야구 FA 시장은 유난히 대어급들이 풍성, 역대 최대이동에 따른 지각변동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각 팀마다 주축 선수들 잔류와 새로운 선수 영입을 위해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최근 과열된 FA시장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역대 FA 최고액을 경신하는 ‘쩐의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A 역대 최고액은 2005년 심정수가 삼성에 입단하면서 받은 4년간 60억 원.
최근 2년간 최대어였던 이택근(넥센)과 김주찬(KIA)은 각각 4년간 50억의 가격에 팀을 옮겼다. 다음 시즌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도 여기에 기준을 두고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올해 FA 시장의 빅3 중에서 일단 오승환과 윤석민은 사실상 해외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합 3연패를 차지한 삼성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 투수 공백을 메워야하고, KIA도 선발과 불펜이 두루 가능한 전천후 에이스와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
오승환-윤석민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국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는 강민호다.
유일한 20대 포수로서 1000경기 이상 소화한 풍부한 경험이 매력이다. 게다가 아직도 전성기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잠재력, 안방마님이라는 포지션상의 희소성, 인기 스타플레이어로서의 시장가치 등을 고려할 때, FA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는 첫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심지어 최대 100억까지도 가능하다는 루머도 나돈다.
하지만 의외로 이번 FA 시장이 예상보다 싱겁게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대어급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각 팀마다 반드시 잡아야할 선수들이 많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바로 외부 영입보다 일단 중요한 팀 내 FA들을 잔류시키는 것이 각 구단의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몇 년간 FA 시장의 큰 손으로 활약했던 KIA가 올 시즌 성적부진에도 벌써부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선동열 감독은 겨울 시장에서 FA로 풀린 이용규를 잡아달라는 것만 구단에 정식으로 요청했을 뿐, 외부 FA에는 크게 기대를 걸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간 FA보다 유망주 육성으로 더 재미를 본 삼성과 LG 역시 신중하게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사실 전력보강이 가장 절실한 팀은 바로 한화다. 2년 연속 꼴찌에 그친 한화는 지난 시즌 류현진의 포스팅금액으로 인한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고도 정작 FA 시장에서 돈 한 번 못 풀어보고 초라하게 철수한 바 있다. 김응용 감독은 아직까지 FA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올 겨울에는 구단의 적극적인 영입을 기대하는 눈치다. 내부 FA 이대수와 한상훈도 잡아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 다른 변수는 바로 외국인 선수다. 2014년부터 외국인 선수제가 3인 보유 2인 출전(NC 4인 보유, 3인 출전)으로 바뀐다는 것은 국내 FA 선수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2+1 제도로 인해 다음 시즌에는 투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야수들의 대거 상륙을 예상하는 가운데 지나치게 비싸거나 나이가 많은 베테랑들은 이번 FA시장에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팀을 잘못 선택할 경우, 몸값만이 아니라 향후 변화될 주전경쟁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 신중할 수밖에 없다. 팀 내 입지가 확고한 선수일수록 FA로 인한 모험보다는 적절한 대우에 내부 잔류를 우선순위로 선택할 선수들이 많으리라는 예상에도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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