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 반전’ 손흥민…향후 전망과 과제는?
친정팀 함부르크 상대로 3골-1도움 퍼부어
그동안 혹평 무색케할 만점 활약 '부활천명'
그동안 거듭된 부진으로 몸살을 앓던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이 개인 첫 해트트릭을 신고하며 부활을 알렸다.
손흥민은 9일(이하 한국시간)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13-14 독일 분데스리가’ 12라운드 함부르크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9월 25일 빌레펠트와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 경기에서 골맛을 본 이후 오랜만에 나온 골 소식이었다.
그야말로 원맨쇼 활약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9분 만에 빠른 역습에 이은 페널티지역 왼쪽코너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전반 17분 시드니 샘이 한 번에 연결해 준 볼을 단독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골키퍼 레네 아들러까지 제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진가는 후반에도 발휘됐다. 2-2로 동점이던 후반 10분 슈테판 키슬링의 중거리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돼 흐른 것을 받아 오른발로 마무리 지은 것. 후반 27분에도 키슬링의 골을 도운 손흥민은 독일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빌트지는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1점 만점을 부여했고,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평점 10점과 함께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큰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3골을 터뜨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더구나 빅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가치가 남다르다. 이는 대선배 차범근조차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었다.
그동안 손흥민은 득점력 부재로 인해 소속팀 레버쿠젠의 상승세에서 주연이 아닌 조연에 머물렀다. 손흥민과 삼각편대를 이루는 키슬링, 샘의 득점 고공행진과 달리 손흥민의 리그 골기록은 불과 1골에 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함부르크에서 12골 2도움의 활약에 힘입어 구단 역사상 최고액으로 영입됐다. 최고 몸값이라면 그만한 성적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리그 1골은 결코 만족스러운 성적표가 아니었다. 함부르크전을 앞두고 독일 언론에서는 "레버쿠젠의 조급한 공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선수"라며 손흥민에 대해 혹평을 가했다.
손흥민은 부담감을 느낀 나머지 무리한 슈팅 시도 횟수가 지나치게 늘어났고, 좀처럼 팀 전술에 어우러지지 못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지금과 같은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주전 자리마저 장담하기 어려웠다. 호주의 유망주 로비 크루즈가 호시탐탐 손흥민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득점력 부재와 경기력 저하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특급 활약이었다. 간결한 터치와 고속 돌파, 침착한 골 결정력까지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제는 꾸준함이 관건이다. 들쑥날쑥한 경기력보단 꾸준함이 팀에 도움이 된다. 일단 골에 대한 부담감은 덜었으니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남은 시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손흥민의 발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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