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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삭제' 한화, 류현진 선물 안고 첫 관문 노크


입력 2013.11.09 16:12 수정 2013.11.09 16: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류현진 다저스 보내고 받은 포스팅금액 업고 FA시장 다시 노려

비난 보다 격려로 인내한 팬들에게 보답할 첫 출발점

류현진을 지우고, 또 2013을 삭제한 한화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팀을 만들어 나가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 연합뉴스

현역 메이저리그 14승 투수가 9승에 그친 팀이 바로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류현진(26·LA다저스) 친정팀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뛰던 마지막 해이던 2012시즌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채 미국으로 건너갔다. 시즌 9승 9패 평균자책 2.66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14승 8패 평균자책 3.00을 기록한 류현진의 성적과 국내리그 성적은 그리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다저스에서의 성적이 더 좋은 면이 있다. 분명 리그는 상위인데 성적이 잘나온다는 것은 팀 전력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류현진에 대한 의존도 자체가 천양지차다.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등 리그 정상급 선발들이 즐비하고 팀 타선도 리그 평균 이상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류현진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했다. 투수는 물론 타자까지 류현진의 투구 결과에 영향을 받을 정도였다.

팀 경기로 불리는 야구지만 한화에서 류현진이 거둔 9승은 원맨쇼에 가까운 승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이 떠난 뒤 한화는 주머니가 두둑했다. 포스팅 금액으로 다저스가 지불한 2573만달러(당시 약 280억 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화는 이 막대한 돈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소기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제대로 돈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시즌을 맞았다. 류현진의 큰 공백은 다나 이브랜드와 '포스트 류' 유창식으로 메우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화는 9구단 체제 최초 꼴찌의 오명을 쓰고 시즌을 접었다. 42승85패1무(승률0.331)로 유일한 3할 승률을 기록했다. 1위 삼성과 승차는 무려 33.5경기 차. 8위 KIA와도 10경기 뒤질 정도로 전력 차이가 컸다. 신생구단 NC 다이노스보다 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는 쉽게 예상치 못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류현진의 빠진 에이스 공백 메우기에 실패한 것과 FA 보강을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시즌 내내 좌완 에이스 발굴을 위해 실험을 지속했다. 유창식에 이어 자신이 직접 낙점한 송창현까지. 그야말로 대전구장 마운드는 김 감독의 실험실이었다. 후반기 막판 LG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송창현의 투구는 그나마 김 감독의 위안거리였다.

하지만 10승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대니 바티스타가 올린 7승이 최다승이다. 게다가 선발투수 중 최고의 평균자책(4.20)을 기록한 투수 역시 바타스타다. 에이스의 준거라 할 수 있는 10승-3점대 평균자책점 기준에 부합한 투수가 없다는 게 최대 문제다. 한화는 사실상 에이스 부재 상태에서 시즌을 소화했다.

작년 절정의 타격감을 보였던 김태균이 부진하면서 팀 타선도 동반 침체에 빠졌다. 특유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펜스를 뒤로 물리면서 팀 홈런 개수도 급감했다. 한화 특유의 화끈한 방망이질도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류현진이 떠나면서 투수력의 급감을 염려한 펜스 물리기에 오히려 한화 타자들이 더 위축된 셈이다.

한화가 단기적으로 전력을 보강하는 방안은 외국인 선수의 성공적 영입과 FA 보강이다. 3명 보유 2명 출전 방식으로 바뀌는 내년을 대비해 한화는 특급 용병을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는 잔류보단 교체 확률이 높다.

FA도 일단 내부 FA를 잡는 게 우선이다. 타자 이대수와 한상훈과 좌완 불펜 박정진이 대상이다. 이들은 내야의 핵이고 불펜의 중심이다. 이들을 잡고 난 다음 장원삼이나 정근우, 이용규, 이종욱 등 외부 FA 대어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에 힘 한번 못써본 한화가 이번엔 큰 손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올 시즌 충격적인 한 시즌을 보낸 한화는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팀을 추스를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을 지우고, 또 2013을 삭제한 한화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팀을 만들어 나가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한화에서 가장 뛰어난 전력은 최하위 팀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낸 '보살팬'이다. 9개 구단 팬 중 가장 앞선 관전 문화를 선보인 팬들이다. 한화팬들은 팀이 연패에 허덕일 때도 선수와 팀에 날선 비난보다는 격려의 피로회복제를 보내 준 유일한 팬들이다. 팬에게 보답하는 길은 우선 FA시장에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성적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첫 관문인 FA 시장에서 한화의 태도가 주목된다.

한편, FA 신청 선수는 10일부터 16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17일부터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타 구단과 협상해 계약할 수 있다. 이날까지 계약하지 못하면 2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원 소속구단 포함 모든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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