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언론사 고소했다면 먹고 살 만큼 벌었을 것"
"이상한 사진만 골라서 언론에 게재…대선때도 허위사실 많이 보도돼"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8일 자신에 대한 편향적인 언론 보도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참여연대 청년인턴 10여 명과 점심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갖고, 한 시간 가량 정치, 사회, 교육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자신에 대한 사진 보도와 관련, “회의할 때 눈을 부릅뜨고 보는데 눈을 감고 생각하는 장면이 찍혔다”며 “그런 적이 없었는데, 보니까 눈 깜빡일 때 찍고 눈을 감고 생각하는 누구, 이런 식으로 보도한다. 밥 먹을 때도 잘못 먹으면 볼이 불룩하게 찍혀서 이상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게 일상이니까 받아들여야지만, 간혹 사이가 안 좋은 언론사들은 여러 사진 중에 애써서 이상하게 나온 걸 골라서 보낸다”며 “그래서 시민들을 만날 때 많이 듣는 얘기가 인상이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 사진을 보면 인상도 이상하고, 화 나 보인다고 한다. 나는 화 난 표정이 거의 없는데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 청년인턴이 “자주 보는 게 ‘입을 굳게 다문 안철수’인 것 같다”고 말하자 안 의원은 “눈 감고 생각하는 안철수, 눈은 감은 적도 없는데”라고 웃으며 답했다.
안 의원은 또 국정원의 대선개입 논란과 관련해 “누가 인터넷, 트위터에 정리를 해서 올려놨더라. 내가 국정원 관련해서 이야기하거나 입장표명한 게 10여 회가 된다”면서 “그런데 지금 현재 보수언론, 진보언론 할 것 없이 윗선에서 지침 같은 걸로 내가 한 이야기의 보도를 최소화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의원은 언론의 중립성 이야기가 나오자 “중립성도 굉장히 큰 문제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꾸 방송에서 내 얘기를 한다”며 “그 자체가 중립성에 어긋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작년 대선 때도 보면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들이 굉장히 많이 보도됐다”며 “모르긴 몰라도 내가 그동안 보도된 허위사실들을 다 모아서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면 아마 그걸로 먹고 살 만큼은 돈을 벌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아울러 안 의원은 민주당이 이날 국정원 특별검사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범야권연대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연대가 구성되는 건 아니고 사안별 협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의원은 “범야권연대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범국민연대로 해결해야 한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합리적 보수도 함께 동참해서 전체 국민의 과반수가 (특검을) 요구하는 모습을 갖추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며 “범야권연대로 해결하려하면 우리끼리의 목소리로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특검은 할 수 없다”며 “여기에서 새누리당을 움직일 방법은 범야권연대가 아닌 국민적 공감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안 의원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후퇴 상태에 머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민주당이 특검을 촉구하며 국회 의사일정 잠정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밀고 당기기는 하겠지만, 결국 서로 잘 협의해서 특검으로 가면 좋겠다”면서 “그래야 정부도, 여당도 부담을 덜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다들 원하는 삶의 정치, 민생정치로 (정치권이)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년인턴들은 주로 국정원 특검과 교육, 언론, 수학능력시험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안 의원의 생각을 물었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 인턴들은 번갈아가며 자신의 휴대전화에 안 의원의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안 의원 측은 이날 인턴들에게 식사로 김밥과 과자 등을 제공했으며, 행사는 오찬간담회 형식으로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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