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 항의방문에 의사일정 중단 사태
8일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비롯한 국회 정기회 모든 의사일정이 중단됐다.
민주당은 이날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실종 논란에 대한 검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하며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은 오전 9시 30분께 새누리당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고,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각 상임위 회의장에 참석해 민주당이 국회에 복귀할 때까지 의사일정 진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국회가 문재인의, 문재인을 위한, 문재인에 의한 국회인가”
민주당은 회기를 중단한 명분으로 검찰의 편파수사를 내걸었다. NLL 논란을 놓고 문재인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10시간 가까이 소환조사를 벌인 반면, 대화록 불법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에 대해선 서면조사만 실시했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특검을 공식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운영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관계기관 관계자들에게 의사일정이 중단된 상황을 설명하는 한편, 민주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먼저 최 원내대표는 “오늘 (야당으로부터) 개회 30분 전에 갑작스럽게 정치적 현안 문제 때문에 회기를, 국회일정을 오늘 하루 동안 중단하겠다는 뜬금없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나는 운영위원장으로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이런 파행적인 국회일정 합의 파기를 이해할 수 없고,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이런 사정에 대해서는 내가 오늘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입석한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위원장으로서 전한다”며 “일단 야당 측의 의사일정 참여를 촉구하는 의미에서 회의를 개회하지 않고 기다리도록 하겠다. 의원들도 필요한 발언이 있으면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에 정말 실망스럽다. 반성하라. 예의가 아니다”면서 “국회가 자기 마음대로 안 된다고 집 나가서 장외투쟁을 하지 않나, 지금은 얼마나 많은 현안이 산적했는데, 결산부터 두세 달 미뤄져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민주당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회기 중단은) 특검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되는데, 특검은 검찰의 수사가 끝나고 미진하다 판단할 경우 여야 합의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지금 수사 중인 사안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계속 펼치면서 민생을 발목 잡고, 교섭단체로서 예의도 없고. 민주당은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모든 국회일정을 중단하고 검찰로 달려간 것은 문재인 의원을 구하기 위한 검찰 협박작전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한 마디로 문 의원과 친노(친노무현)진영의 사초폐기 행위를 덮기 위한 협박작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문재인 일병 구하기가 그런 수밖에 안 되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윤 부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국회가 문재인의, 문재인을 위한, 문재인에 의한 국회인지 개탄스럽다”며 “민주당의 이성적인 판단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몇 차례 더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고, 10시 25분께 최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한편,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은 김무성, 권영세 두 사람에 대한 서면조사로 국민을 우롱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극악한 편파수사로 권력의 시녀임을 자처했다”며 “또 이번 수사를 통해 무대형님, 영세형님 등 여당형님을 호위하는 동생검찰을 자처하면서 국민불신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따라 오늘 오전 11시 검찰청 항의방문 및 집회를 진행하고, 예정돼있던 의사일정을 잠정 중단하는 한편, 오늘 예정된 총리예방도 거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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