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WK리그 감독 사직서 “박은선에 상처..미안하다”


입력 2013.11.08 09:40 수정 2013.11.08 09:4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WK리그 감독 모임 간사 이성균 수원FMC 감독, 책임지고 자진 사퇴

서울시청 간판 공격수인 박은선은 신장 180㎝·체중 74㎏의 건장한 체구로 동료들에 비해 월등한 신체 조건을 가졌다. ⓒ 연합뉴스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별 논란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킨 WK리그 감독 모임의 간사 이성균 수원시설관리공단(이하 수원FMC)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수원FMC 이성균 감독은 인권 침해 논란으로 확대된 이번 파문에 대해 책임을 지고 7일 오후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감독은 “파문이 일어난 이상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 구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상처 받은 박은선에게는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한국여자축구연맹 소속 6개 구단 감독들은 지난달 19일 열린 간담회에서 FA(자유계약선수) 소급 적용 등을 논의하던 중 “박은선의 성별을 진단해야 한다”며 논란을 야기했다. 이들은 박은선이 2013년 12월 31일까지 박은선의 성별 진단을 하지 않으면, 내년 리그 출전을 거부하겠다는 의견을 문서화해 여자축구연맹에 제출했다.

김준수 서울시청 단장 겸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7일 오전 서울시체육회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문서를 공개하며 “6개 구단 감독들은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김 단장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6개 구단 감독들은 ‘사적인 농담이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또 명백한 증거 자료가 있는데도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 시도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파장에 부담을 느낀 이성균 감독이 모임의 간사로서 대표성을 띠고 자진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 논란이 제기된 박은선에 대한 진정을 접수하고 인권 침해나 차별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는 연맹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고 필요 시 박은선 본인이나 관계자 등을 불러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박은선은 6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 상황이 너무 머리 아프다. 성별 검사를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 때도 받아서 경기 출전 다 하고 왔다. 그때도 어린 나이에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게 성별 논란을 제기한 사람들을 겨냥한 듯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랑 이 소식을 들은 우리 엄마랑 우리 오빠 언니는 피눈물 흘릴 거다. 단디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너희들 수작 다 보인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서울시청 간판 공격수인 박은선은 신장 180㎝·체중 74㎏의 건장한 체구로 동료들에 비해 월등한 신체 조건을 가졌다. 물론 특유의 낮은 목소리 때문에 성별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2010년에도 중국 대표팀 상루이화 감독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박은선의 성별 검사를 요구해 성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