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와의 캐피털 원 컵 출전, 후반 36분 교체 투입
슈팅 기회는 제로, 10차례 볼터치에 그쳐
박주영(28·아스날)이 1년 7개월 만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밟았다.
박주영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캐피털 원 컵’ 첼시와의 홈경기에 후반 36분 교체 투입됐지만 팀의 0-2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박주영은 아스날 유니폼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기까지 무려 19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3월 AC 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교체 투입 이후 팀 전력에서 제외된 박주영은 지난 시즌 셀타 비고(스페인)로 임대됐고, 올 시즌 팀에 복귀했지만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즌이 시작된지 2개월 만에 아르센 벵거 감독은 강호 첼시를 맞아 박주영을 전격 교체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동안 1군 선수들과 팀 훈련을 함께 해온 박주영으로서는 모처럼 실전 경기 감각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었다.
후반 26분, 애럼 램지 대신 투입된 박주영은 팀이 수세에 몰린 탓에 단 한 차례의 슈팅 찬스를 잡지 못했다. 다만 10차례 볼을 터치, 동료들과의 호흡 면에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번 출전을 계기로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을지, 또는 그저 희망고문에 불과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아스날의 향후 일정은 박주영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 그나마 출전 가능성이 높았던 캐피털 원 컵은 이번 첼시전 패배로 탈락, 선택 항목에서 제외됐다. 또한 세 차례 남아있는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역시 출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나설 수 없다.
결국 출전 가능한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뿐이다. 그런데 일정이 묘하다. 아스날은 당장 오는 3일 리버풀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후 다음주중에는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를 벌여 주말에 열릴 리그에서 백업 가동이 절실하지만 하필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다리고 있다.
또한 다음 일정까지 A매치 데이로 인해 약 보름간 휴식을 취하는데다가 리그 5위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사우샘프턴전이라 정예멤버가 출동할 전망이다. 12월 들어 다시 빡빡한 일정과 마주할 아스날이지만 한 달 넘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할 박주영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이후 1월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 박주영은 다시 새 보금자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희망은 벵거 감독이 박주영의 몸 상태에 대해 좋은 점수를 매겼다는 점이다. 벵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그를 출전시킨 이유는 최근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확답을 피했고, 박주영의 희망고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