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례 공방 '프로포폴' 진실게임 끝은?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 최종 공판까지 진술 번복
검찰 "죄질 불량" 징역형 구형…실형 가능성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재판을 받아온 여배우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등이 과연 어떤 법원의 결정을 받게 될까. 이제 법원의 결정이 공개되는 선고공판만이 남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형사9단독 성수제 부장판사)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배우 장미인애에게 징역 10개월, 이승연과 박시연에게는 각각 징역 8개월이 구형됐다.
지난 3월 장미인애, 이승연, 박시연 등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용시술 등을 이유로 최대 185차례에 걸쳐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규정된 프로포폴을 불법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16차례나 되는 공판을 거치며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구형을 앞두고 “투약기간과 횟수, 그리고 빈도 등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 행위임에도 (피고인들이) 거짓 진술로 일관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형 구형의 이유를 밝혔다. 또한 검찰은 함께 기소된 의사 2명에게도 각각 징역 2년과 2년 2개월을 구형했다.
세 여배우는 최후 변론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선 사과의 말을 전하며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했다.
우선 장미인애는 “배우 생활에 있어서 운동과 식이조절로 부족했던 부분들을 의사 처방 하에 시술 받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더 선처해 주신다면 배우로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승연은 "진실이 곧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아니라고 해야 할 것들은 끊임없이 많았다. 프로포폴 투약이란 것들이 불법이란 것을 알았다면 잠을 더 자기 위해서 그런 것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것을 잃었지만 여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은 소중했다. 그분들에게 거짓말쟁이로 느껴지는 것만큼 다른 이들에게 더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억울함을 최대한 다시 한 번 다시 살펴봐 주셔서 선처를 베풀어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고 밝혔다. 최후 진술을 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시연은 “2007년 이후 여러 사고를 겪으며 수술도 하게 됐고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기도 했다. 치료를 받기 위해 처방을 따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시점에 대해서는 깊이 사과드린다.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세 여배우 모두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선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검찰이 주장한 혐의에 대해선 한 발 물러선 입장이었다. 또한 법원의 선처를 구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결심공판에선 검찰의 구형을 앞두고 프로포폴을 투약한 의사들의 심문이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이들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을 전면 번복해 눈길을 끌었다. 세 여배우와 함께 기소된 의사 M 원장과, A 원장이 법정에서 검찰 진술을 부인한 부분이 재판부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막판 관심사로 떠오른 것.
우선 A원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이승연 박시연 등이 프로포폴 의존성이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허위로 진술한 것이었다”며 “당시 검찰 측에서 조사에 대한 협조를 요청해 그렇게 진술한 것으로 개인적으로 공황 장애가 있어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그런 진술한 것 같다"고 답했다.
진료기록부 폐기를 두고 4차례나 자신의 진술이 번복된 까닭에 대해서도 A 원장은 “처음엔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았고, 당황했다. 당황해서 잘못 얘기한 부분을 바로잡고자 최종적으론 이승연 측의 소속사 대표의 부탁을 받고 폐기했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진술에 대한 질문에는 “오래 전의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M 원장 역시 장미인애가 프로포폴에 의존성을 보였다는 기존 검찰 진술 내용을 번복했다. M 원장은 검찰에서 ‘처음엔 몰랐는데 병원을 찾는 횟수가 양이 많아져 중독을 의심을 했다’고 진술한 부분을 번복하며 “위와 같은 진술은 검찰 측의 협조 요청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추가 시술을 요구한 적이 없고 장미인애가 프로포폴에 대한 의존성을 보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정에서 검찰이나 경찰에서의 진술이 번복될 경우 재판부는 기존 진술보다는 법정에서의 진술에 더 신뢰도를 갖는다. 게다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강압수사 등에 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해당 진술의 증거 능력을 매우 낮게 보기도 한다. 이번에도 두 의사는 검찰에 협조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 의사는 공황 장애를 갖고 있어 검찰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법조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검찰이나 경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하는 것만으로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자료가 증거 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검찰이나 경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나 증거가 확실하고 당사자가 이를 바탕으로 법정에서 밝힌 진술 내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
결심 공판에서도 재판부는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의사들에게 재판부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사실이 아니다’라고 번복하고 있는데, 진료기록 폐기나 조작과 여러 차례 진술을 내용을 볼 때 좀처럼 믿기 힘드니 좀 더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 그렇지만 두 의사는 재판부가 요구한 좀 더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이 무려 16차례나 되는 공판을 거친 까닭은 피고인들의 진술이 여러 차례 번복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진실게임이 거듭됐지만 결과적으로 쟁점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프로포폴 의존성과 불법성 인지, 그리고 치료 목적 외 시술 등이다. 이 부분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을 세 여배우는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검찰이 “거짓 진술로 일관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던 것이다.
이제 재판부의 결정이 공개되는 선고 공판은 4주 뒤인 오는 11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피고 측과 검찰의 주장이 결심 공판까지 상반된 터라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행여 유죄를 받을 지라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모두 초범이기 때문이다. 물론 거짓 진술로 일관하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검찰의 주장이 모두 받아들여질 경우 실형이 나올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다만 무죄가 아닌 유죄가 나올 경우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한다 할지라도 한동안 연예계 활동 재개가 어려워진다는 점에선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세 배우가 재판부의 선처를 호소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유죄를 받을 경우 형량은 어느 정도가 될까. 비슷한 사례로 프로포폴로 유죄를 받은 방송인 에이미가 있다. 에이미의 경우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에이미는 이들 세 여배우와 달리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는 취지의 최후 변론을 했음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구형이었다. 이에 재판부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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