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 침묵 깨고 컵대회 첼시전 교체투입
컵대회 탈락으로 기회 줄어..제2의 희망고문 신호탄?
박주영(28·아스날)이 무려 1년 7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주영은 3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서 열린 ‘2013-14 캐피털원컵(리그컵)’ 4라운드(16강)에서 0-2 뒤진 후반 36분 애런 램지와 교체 투입됐다.
올 시즌 첫 출전이다. 경기 전까지 박주영의 가장 최근 출전기록은 2012년 3월7일 AC밀란(이탈리아)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었다. 지난 시즌엔 셀타 비고(스페인) 임대로 아예 아스날에서 뛰지 못했다. 출전 자체가 감격이다.
지난달 26일 웨스트브롬위치와의 3라운드에서 시즌 처음으로 교체 명단에 포함됐던 박주영은 끝내 벵거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했다. 다시 출전 명단에 이름이 오른 박주영은 결국 0-2로 뒤진 후반 막판 미드필더 애런 램지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출전은 했지만 워낙 짧은 시간 탓에 이렇다 할 활약은 선보이지 못했다. 5분의 추가시간까지 약 16분 활약한 박주영은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박주영의 경기력에 낮은 평점3을 매겼다.
박주영이 첼시전에 나서며 침묵은 깼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날 뛴 컵대회는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비중이 떨어진다. 첼시와의 대결은 ‘라이벌전’ 성격을 띠고 있어 정예 멤버에 근접한 전력으로 나왔다.
하지만 주전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2군 선수들이나 유망주들을 주로 기용(리그 상위권 기준)하는 컵대회는 박주영에게 그나마 남은 기회였다. 하지만 아스날이 컵대회에서 탈락하면서 그 기회는 원천 봉쇄됐다.
박주영은 2011-12시즌 컵대회에 3차례 선발 출전한 반면, 프리미어리그에는 한 차례 교체 투입돼 8분 활약한 것이 고작이다. 더군다나 아스날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서 7승1무1패의 성적으로 선두를 질주, 무관의 치욕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한마디로 승리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게다가 공격진에 지루(프랑스) 포돌스키(독일) 월콧(잉글랜드) 벤트너(덴마크) 등 다양한 선수들이 포진했다. 따라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던 박주영이 출전기회를 얻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2011-12시즌 챔피언스리그에는 2경기 출전했지만 올 시즌 아스날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엔트리에서는 제외된 상태다. 물론 내년 1월 FA컵이 남아있지만, 컵대회 보다는 붙박이 주전들의 기용 비율이 높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섰다는 자체만으로도 일단 희망은 품을 수 있다. 이는 홍명보 감독에게도 마찬가지다. 박주영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원톱 부재로 깊은 고민에 빠졌던 홍명보호의 유일한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벤치의 침묵을 깨고 그라운드로 나온 박주영이 출전시간을 늘려가면서 가치를 드러낼 것인지, 또 다른 희망고문의 신호탄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