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인사청문회? 황찬현 놓고 민주당 집중포화
<법사위 국감>“3권 분립이 아니라 3권 융합…몽테스키외가 울고 가겠다”
새누리당 "임명은 대통령 고유권한 소신껏 답해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29일 서울고법 및 서울고법 산하 11개 지법 국정감사에서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의 감사원장 후보 내정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의와 의사진행발언 대부분은 ‘황찬현 후보자’ 문제에 집중됐고, 여당 의원들은 이에 재반박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황찬현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선제공격은 민주당 소속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맡았다. 그는 “법원이 계속 고위 관직으로 가면서 사법부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차관급인 서울법원장이 국가 의전서열 7순위인 사정기관 수장으로 가는 인사 교류가 3권 분립 정신에 적합한가”라며 “3권 분립이 아니라 3권 융합 같다. 몽테스키외가 울고 가겠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얼마나 쓸 사람이 없으면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빼서 거기에 놓느냐”라며 “하석상대(下石上臺)다. 나라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황 법원장은 “사법부 독립과 (3권 분립은) 직접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중립성도 상당히 중요한 논제를 갖고 있고, 감사원은 법원에 대한 직무감찰 권한이 없다”고 맞섰다.
국감이 ‘황찬현 후보자’ 문제로 과열될 조짐을 보이자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은 법원에 대한 기관 감사를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며 “감사원장 후보자를 수락한 것이 적절한지 아닌지 문제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황 법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법부 구성원들이 독립성을 보장받기 위해 어떤 처신을 해야 하느냐는 것은 법사위 국감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즉각 반기를 들었다.
이에 황 법원장은 “내가 판단할 사항을 넘어선 것 같다”면서 “혹시라도 내 처신이 사법권 독립에 문제가 있다면 행동에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의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마산 출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는 14년 선후배고, 마산 출신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2년 선후배”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역시 “김 비서실장과 홍 민정수석이 마산이고, 황 법원장도 마산 출신이다. 이런 경우라면 (감사원장에) 다른 사람을 넣어도 된다”며 힘을 보탰다.
"김기춘 실장으로부터 낙점 통보…하지만 사적으로 교류 없어"
반면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은 황 법원장에게 “임명은 대통령 고유권한인데 왜 질문에 떳떳하지 못하느냐”면서 “본인이 미온적으로 대하는 자체가 미심스럽게 만드니 소신껏 답해 주시라”며 우회적으로 그를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황 후보자는 “법원에서 30년 이상 몸담은 사람으로서 판사직을 떠난다는 점에서 고민이 없었던 게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면서도 ‘3권 분립을 저해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사법부 독립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그는 이어 “마산 출신이라 두 분(김 비서실장·홍 민정수석)과 겹치는 것은 마산중학교”라며 “홍 민정수석은 법조계 선배로 알아 모임에 가 겨우 인사하는 정도의 사이고, 김 비서실장과 사적으로 교류하거나 만난 일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황 법원장은 이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김 비서실장으로부터 감사원장 후보로 낙점 받았단 통보를 받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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