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당권주자들 발빠른 정치 모임 경쟁 '눈길'
‘김무성, 이인제, 이완구’
새누리당의 유력 차기 당권주자들 이름이다. 내년 지방선거 전후로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당내 세력화의 일환으로 각종 모임을 구성, 힘을 싣고 있다.
현 지도부인 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내년 5월 14일 종료된다. 당헌·당규에 따라서 전당대회 일정이 다소 조정될 수도 있지만 원칙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는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와 7월 재보궐 선거 직전에 구성된다. 즉, 취임하자마자 두 개의 큰 선거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사명을 맡게 되는 것이다.
또 당 대표 임기가 2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크다. 자칫 내년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20대 총선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기가 4년 넘게 남은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새 대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이 새 지도부 선출에 일정 부분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경쟁이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각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자들은 각종 모임을 통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무성 “기회 된다면 당권 마다하지 않겠다”...각종 모임 통해 발빠른 행보
‘무대’ 김무성 의원은 최근 “기회가 된다면 당권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차기 당권에 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차기 당권을 위한 준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동료 의원이 100여명이 동참한 역사공부 모임 ‘근현대사 역사교실’을 만들었다. 본인은 ‘정치 세력화’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세 모으기’로 쏠리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 153명 중 102명이 가입한 것은 여당 내의 ‘김무성 파워’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본인 스스로도 지난 8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제부터 모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선언, 지난 4월 국회 입성 이후 이어왔던 잠행을 끝내고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무성 대세론’이 커질수록 여권 내 견제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김 의원도 최근에는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최근 공식 활동은 서울시 국정감사와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참석 정도다.
이인제, 합당 이후 침묵 행보 끝내고 당 안팎으로 활발한 행보 시작
반면, ‘불사조’ 이인제 의원은 최근 당 안팎으로 활발한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4개월여 준비 끝에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을 출범시켰다. 해당 모임의 대표를 맡은 원유철 의원을 비롯해 정몽준, 김무성, 남경필, 정의화 의원 등 31명이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모임이 이 의원의 차기 행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이 지난 6월 원유철 의원과 ‘보수진영 브레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300여명을 회원으로 한 ‘한반도통일연구원’을 창립한 것도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 의원은 공개 석상에서 당 지도부를 성토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 당 최고중진연석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 “당에서 체계적으로 빨리 안정적으로 결말을 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에 대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당 지도부를 비판한 것이다.
이완구, 친박핵심과 친이계 아우르는 모임 발족 준비...지역 교두보도 맡아
‘포스트 JP’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은 당내 주도권을 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과 일부 중도성향의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이 연합한 새로운 연구단체를 발족, 당내 세력화에 나섰다.
이 의원과 유기준 최고위원,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최근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명)’ 발기인 모임을 두 차례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달 출범을 목표로 회원 모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모임에는 최경환 원내대표, 정우택 최고위원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물론 김기현 정책위의장, 주호영 의원 등 일부 친이계 의원 등 20여명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여의포럼’과 ‘선진사회연구포럼’이라는 친박 의원 모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친박 주류 의원들이 하나로 뭉친 것은 보기 드문 사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당 모임이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은 친박세력 결집과 함께 충청지역 민심을 다지기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그는 지난 21일 세종시 관련 특별법 처리를 포함해 각종 발전 방안을 추진할 ‘세종특별자치시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에 임명됐다. 해당 모임에는 7선의 정몽준 의원과 6선의 이인제 의원 등을 비롯해 충청권 5명, 서울 2명, 경기와 강원, 대구, 경북, 경기도 출신 등 지역별로 현역의원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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