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경 파경설' 기자 구속, 내부 유출?
최초 유포자로 지목된 기자 구속
'현장보고' 유출설에 언론계 더 주목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을 상대로 한 악성 루머에 대한 수사기관의 발 빠른 수사와 법원의 이례적인 구속영장 발부로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루머의 피해자로 수사를 의뢰한 것은 유명 아나운서 황수경과 그의 남편 최윤수 검사다. 불륜설과 결별설 등 충격적인 루머의 내용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이번 사건은 검찰에서 최초 루머 유포자로 현직 일간지 기자를 지목하면서 더욱 눈길을 끌었으며 법원이 구속영장까지 발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해당 루머는 지난 8월부터 각종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일반 대중들 사이로 확신됐다. 루머의 주된 내용은 최 검사의 지방 발령으로 주말 부부가 된 뒤 황 아나운서가 불륜을 저질렀으며 이를 알게 된 최 검사가 본격적인 이혼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었다.
루머의 속성상 사실이 아니라면 수면 아래에서 은밀히 퍼지다 말았을 수도 있지만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이 사안을 보도하면서 루머는 수면 위로 올라왔다. 결국 지난 8월 말 수사기관에 악성 루머 최초 유포자를 검거해달라고 수사를 의뢰한 최 검사 황 아나운서 부부는 당사자 확인 절차 없이 파경설을 확인한 것처럼 보도한 TV조선에 대해서도 정정보도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들 부부의 입장은 매우 단호하다.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이들 부부는 “누가 어떤 의도로, 왜 이 같은 허위사실을 만들고 퍼뜨렸는지 알 수 없으나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엄정하게 수사해서 처벌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부 연예인들이 수사 의뢰를 해 놓고 막판에 이미지 관리를 위해 법원에 가해자 선처를 부탁하곤 했을 당시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당 루머에 대한 이들 부부의 입장은 ‘사실무근’이라는 점이다. 우선 최 검사가 이혼 소송을 준비한 적이 없으며 그 원인으로 지목된 황 아나운서의 불륜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부부의 법률대리인인 양재식 변호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루머에 따르면 최 검사가 부산고등검찰청으로 발령을 받아 장기간 주말부부로 지내는 과정에서 황 아나운서가 불륜에 빠졌다고 하는 데 이 부분부터 사실무근이다”라며 “실젤 최 검사가 루머가 언급한 그 기간 동안 부산지검 소송이긴 했지만 업무가 형사정책연구원이라 주말부부로 지내지 않았었다. 지금은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차장검사로 근무하고 있지만 이 발령은 지난 4월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모바일 기술 발달로 SNS까지 활성화 되면서 루머의 확산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SNS를 통한 루머의 확산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그렇지만 SNS는 루머 확산의 흔적이 분명하게 남는다. 과거 입소문이나 온라인 상에서의 루머 확산은 흔적이 분명치 않아 추적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SNS는 수사기관의 추적이 가능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현직 일간지 A 기자가 최초 루머 유포자로 지목됐다.
검찰 수사 방향은 이제 최초 루머 작성자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A 기자가 최초 작성자이자 최초 유포자일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미 구속된 A 기자에 대한 수사로 모든 수사가 종결될 수 있다. 반면 최초 작성자가 따로 있을 경우 이 부분은 A 기자가 수사기관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언론 관계자들 사이에선 A 기자가 최초 유포자이지만 최초 작성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기자가 해당 언론사 기자들의 정보보고 내용 가운데 황 아나운서의 결별설을 접한 뒤 이를 타 매체 동료 기자에게 전달했고 이것이 대중에게까지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A 기자는 자신으로 인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최 검사 황 아나운서 부부에게 분명한 사죄의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구속되기 전까지는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이중적인 행태가 이뤄지는 까닭에 대해 언론관계자들은 해당 언론사의 정보보고 시스템까지 이번 사건에서 화두가 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취재 기자는 대중을 상대로 하는 ‘기사’를 작성하는 일과 더불어 해당 언론사에 ‘정보보고’를 한다.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정보를 우선 ‘정보보고’한 뒤 이렇게 입수된 정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취재 과정을 거쳐 사실로 확인되면 기사화하는 것이다.
결국 정보보고 내용은 언론사 내부에서만 볼 수 있는 사안으로 대중에 공개되는 영역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정보보고 내용 가운데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도 많을 수밖에 없다. 정보보고 내용이 취재 과정을 거쳐 팩트(사실)로 검증돼야만 기사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에서 ‘정보보고’는 취재원 보호가 이뤄지는 영역이다. 취재 과정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정보보고 내용이 취재를 거쳐 기사화되면 이는 물론 당연히 취재원 보호 대상이다.
문제는 만약 정보보고 내용이 중간에 새나간 것일 경우다. 이번 황수경 부부 결별설 역시 정보보고 내용이 새나간 것이라면 상황이 많이 복잡해진다. 이런 과정에서 관련 루머가 생긴 것이라면 누군가 관련 루머를 최초로 만들었으며 이를 해당 언론사 기자가 확보해서 정보보고를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과정은 문제될 게 없다. 언론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세간에 떠도는 정보, 심지어 루머일 지라도 확보해야 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취재 과정을 거쳐 기사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선 기자가 황수경 부부 불화설을 듣고 정보보고 한 뒤 해당 언론사가 취재 과정을 거쳐 사실무근임을 확인해 보도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취재를 거쳐 사실이라 판단돼 기사를 작성했다면 이들 부부가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례는 그 중간 과정에서 정보보고 내용이 외부로 새어 나간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보고 내용 역시 취재원 보호 대상이지만 이 내용이 중간 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된 경우까지 취재원 보호로 보긴 힘들다. 이는 정상적인 취재 과정이 아닌 루머 유포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A 기자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취재원 보호를 주장했지만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이번 사건은 현역 일간지 기자가 악성 루머 최초 유포자로 구속됐다는 부분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지만 언론 관계자들 사이에선 검찰 수사 범위가 해당 언론사 정보보고 시스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더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법원이 구속영장까지 발부한 부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최 검사가 현직 검사인 터라 검찰 수사가 발 빠르게 진행됐으며 같은 법조계인 법원에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고 있는 것. 게다가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조재연 첨단범죄수사부장은 최 검사와 과거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바 있는데 당시 최 검사가 조 검사의 직속상관이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법원은 ‘A 기자가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입장이다. 증거인멸은 도주우려 등과 함께 대표적인 구속 사유다. 실제로 A 기자가 증거를 인멸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소한 법원은 그런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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