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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1회’ 뚫은 류현진, 7회까지 일사천리…매팅리 엄지


입력 2013.10.15 14:36 수정 2013.10.15 14:42        데일리안 스포츠 = 노성민 객원기자

실점 잦은 1회에 벨트란에게만 볼넷 내줘

초반 4이닝 노히트 노런으로 무실점 호투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을 끝까지 믿어줬다. ⓒ 연합뉴스

류현진(26·LA다저스)이 '마의 1회'를 잘 넘기자 7회까지 일사천리로 잘 흘러갔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와의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 홈경기에서 7이닝동안 피안타 3개와 볼넷 하나만을 내주고 삼진 4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호투, 3-0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NLCS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선발 승리를 따내는 대기록을 세웠다.

사실 류현진 선발 등판에 대한 의구심은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돈 매팅리 감독 조차도 "초반에 좋지 않으면 빼겠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였다. 평소 또는 페넌트레이스라면 선발투수의 기운을 빼는 악담이겠지만 7전 4선승제의 NLCS에서 잭 그레인키와 클레이튼 커쇼를 내고도 2연패 당한 LA 다저스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는 계획이었다.

게다가 선발 맞상대가 애덤 웨인라이트였다. 다저 스타디움에서는 다소 운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내셔널리그 다승왕이었다. 선발 마운드의 무게는 일방적으로 세인트루이스에 쏠렸다. 류현진이 초반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빠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때문에 류현진은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했다. 빠른 공의 최고 속도가 시속 95마일(약 153km)까지 나왔다. 스스로도 "나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라고 말을 할 정도로 류현진은 구속보다 제구력에 더욱 무게를 두는 투수다.

이런 투수가 초반부터 95마일의 빠른 공을 던진 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이를 악물고 던졌는지 알 수 있다. 그 결과 류현진은 1회초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볼넷 하나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초반 4이닝동안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또 류현진은 페넌트레이스 뿐 아니라 애틀랜타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초반부터 난타당하며 고전한 적이 많다. 페넌트레이스는 만회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초반에 강판되지 않았지만 1승1패로 팽팽하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급격하게 흔들리며 투구수가 늘어나자 3이닝 만에 조기 강판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렇기에 류현진은 NLCS 3차전에서 더욱 전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애틀랜타와 경기에서 수모를 당했던 것이 오히려 류현진에게 교훈이 되면서 전화위복이 됐다. 류현진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애틀랜타전은 초반에 무너져 시작이 좋지 않았으나, 이날은 초반에 실점하지 않으면서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당시 나빴던 기억이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됐다. 큰 경기는 역시 초반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 경기는 물론이고 언제나 초반에 조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강심장이었다. 이제 갓 포스트시즌에서 두 번째 등판한 신인이다. 물론 한국 프로야구에서 경험을 하고 왔기 때문에 다저스 동료들도, 코칭스태프들도 "그는 신인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루키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시리즈까지 해본 적이 있는데 오늘 경기는 그 셋과 중요도가 비슷했다"며 "오늘만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초구부터 전력을 다했다. 약간의 긴장도 있었는데 이 정도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력을 다한 류현진에게 행운도 있었다. 5회초 연속 2개의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의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상대의 본헤드 플레이에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고 2사 1루 상황으로 만들어버린 것. 이 상황을 제외하고는 류현진에게 위기는 없었다.

또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을 끝까지 믿어줬다. 한계투구수가 넘어간 상황에서 주자를 1루에 뒀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를 더 잡으면 이닝이 종료되기에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신뢰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그 신뢰를 삼진으로 되갚았다. 이날 류현진 투구의 하이라이트였다. 매팅리 감독도 엄지를 치켜들며 포효했다. 여기에 핸리 라미레스의 부상 투혼과 봉인에서 풀려난 야시엘 푸이그의 멀티 히트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에게 NLCS 3차전은 '되는 경기'였다.

노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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