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APEC서 "창조경제는 혁신 패러다임"
CEO서밋 기조발언 "세계경제 '복원력과 성장' 향해 나가는데 기여"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동남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각)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 기조발언을 통해 “나는 창조경제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가 상호 개방과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혁신의 패러다임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최고경영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하며 “앞으로 한국은 창조경제를 향한 노력을 계속해가면서 우리의 경험을 세계와 공유해갈 것이고, 개도국들의 창조경제 역량 제고를 적극 지원해 세계경제가 ‘복원력과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번 기조연설은 6세션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회의 마지막 세션에 배정됐다. 박 대통령은 ‘혁신의 비즈니스 :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약 12분 동안 창조경제의 개념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먼저 박 대통령은 국제경제의 낮은 성장률과 실업률, 불균형 성장의 근본 원인을 금융위기(financial crisis)가 아닌 혁신위기(innovation crisis)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론과 혁신위기론 중 무엇이 옳은지를 가려내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서 “세계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원천은 혁신밖에 없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혁신을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표현하며, 현재 혁신을 통한 새로운 경제부흥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는 경제주체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정보기술)를 접목하고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그 예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뉴미디어인 유튜브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를 제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기존 경제는 땅에서 광물자원을 캐내어 경제를 발전시켰다면 창조경제는 사람에게서 창의성을 끌어내어 경제를 발전시킨다”면서 “창의성이라는 자원은 광물과는 달리 아무리 끌어내도 고갈되지 않고, 환경오염과 같은 부작용도 없으며, ‘수확체감의 법칙’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에는 ‘성장의 한계’가 없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창의성이라는 자원은 자본이나 광물자원과 달리 모든 나라,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보편적으로 내재해 있기 때문에 불균형 성장을 극복하는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개도국의 빈곤 퇴치나 선진국의 취약계층 지원은 SOC(사회간접자본)나 사회안전망 확충에 치중해 왔지만, 앞으로는 빈곤층이 창의성 계발을 통해 자립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포용적 성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잠재력과 기대효과는 무궁무진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면서 창조경제 실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규제와 금융, 교육, 국경을 지목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기존의 규제 체제는 산업별로 칸막이를 치는 업종별 규제를 근간으로 하고, 규제방식도 ‘원칙 금지, 예외 허용’의 포지티브 규제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낡은 규제 프레임은 창조경제의 핵심인 융복합과 신기술, 신산업의 탄생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규제를 ‘원칙 허용, 예외 금지’의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또) 융복합과 신산업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금융산업이 발달하지 못한 개도국의 경우, 창업·벤처기업이 신아이디어로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고도 자금부족으로 사업화에 실패하는 현상이 창조경제의 큰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융자에서 투자로 자금조달구조를 개선하고, M&A(연구개발)을 활성화하는 등 한국의 정책들을 소개했다.
더불어 국경 장벽과 관련해선 “국가 간 경제교류를 가로막는 제도적, 문화적 장벽은 창조경제를 가로막는 가장 높은 장벽이 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세계 각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강력한 개방형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를 주재한 위슈누 와르다나 의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박 대통령을 ‘아시아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정치인이자 정책 입안가’로 소개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와르나다 의장은 “APEC에서 가장 전향적이고, 역동적인 한국 지도자로 박 대통령이 혁신과 비즈니스에 대한 기조연설 하게 된 건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와르나다 의장은 우리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에 대해서도 “한국은 상당 부분의 투자를 비즈니스와 혁신에 의도적으로 해왔다”며 “대통령은 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민 중심의 경제를 창의성, 인재, 행복에 기반해 만드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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