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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도움·추격' 손흥민 거함 맨유 앞 당당 분투


입력 2013.09.18 07:20 수정 2013.09.18 09:04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맨유전 절대열세 가운데 알토란 같은 활약 '동점골 어시스트'

위축되지 않고 루니 잡아채는 등 당당한 분투 돋보여

2010년 독일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이 3년 만에 처음 경험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어시스트를 올렸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죽지 않아'

손흥민(21·레버쿠젠)이 열망했던 꿈의 무대, 꿈의 상대와의 한판에서 영양가 높은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A조 1차전에 선발 출전, 0-1로 뒤진 후반 9분 시몬 롤페스의 동점골을 도왔다. 스카이스포츠 평점5(가가와신지 평점6).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으로 돌파해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수비수 몸을 맞고 높게 튀었다. 손흥민은 영리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다시 공을 확보해 박스 바깥에서 도사리던 ‘캡틴’ 롤페스에게 패스했고, 롤페스는 혀를 내두르게 하는 기술적인 중거리슈팅으로 맨유 골문을 갈랐다. 동점골이었다. 욕심을 버리고 후방에 있는 동료에게 확실한 기회를 열어준 손흥민의 시야가 돋보였다.

2010년 독일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이 3년 만에 처음 경험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어시스트를 올린 순간이다. 0-1로 끌려가며 위축됐던 팀에 추격의 의지를 살리는 순도 높은 활약이었다. 하지만 맨유의 거센 골 폭풍에 밀려 2-4 패배는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맨유 홈구장 올드트래포트서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맨유 전력은 역시 ‘거함’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낼 만큼 탄탄했다. 레버쿠젠이 격침시키기엔 너무나도 버거운 상대였다. 어려운 맨유전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은 강렬했다.

고군분투였다. 스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 공격 삼각편대를 이룬 손흥민은 말 그대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공격 활로 개척에 나섰다. 현란한 드리블이나 위력적인 슈팅은 없었지만 레버쿠젠 공격진 가운데 가장 활발했다.

전반 13분 역습을 시도하는 웨인 루니를 가로막다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했다. 맨유의 빠른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돌파에 나선 루니를 가로막은 뒤 받은 카드였다. 손흥민은 왜 경고카드를 받았는지 어이없다는 몸짓을 취하는 등 위축되지 않고 당당했다. 전반 27분에는 수비 진영 깊숙한 곳에서 발렌시아의 날카로운 돌파도 저지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맨유의 강한 압박에 밀려 고전했다. 결국, 전반 21분 루니에게 선제골을 얻어맞고 휘청거렸다. 손흥민과 롤페스가 합작한 동점골로 반격의 교두보를 세웠지만 얼마 가지 않아 무너졌다. 후반 14분 로빈 판 페르시의 감각적인 발리슈팅에 당하며 1-2로 끌려갔다. 손흥민은 5분 뒤 미드필더 라스 벤더와 교체됐다.

이후 맨유는 공세의 수위를 더 높였다. 루니가 후반 25분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34분에는 발렌시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외메르 토프락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소득은 유럽 최정상급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과 지능적인 움직임을 눈앞에서 몸으로 느낀 경험이다. 3골 합작한 루니와 반 페르시의 경기력은 분명 차원이 달랐다. 축구팬들은 더 큰 소득이 있었다. 그런 열세 속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고군분투한 손흥민의 더 큰 미래를 그렸기 때문이다.

한편, 손흥민을 맨유팬으로 만들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같은 날 터키 이스탄불의 튀르크텔레콤 아레나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 갈라타사라이 6-1 대파를 주도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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