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전부터 '삐걱'…남북, 상봉장소 이견
통일부 "해금강호텔, 점검 및 보수 안돼 안전성에 문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상봉 장소’선정을 둘러싼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 3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을 우리 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북한 측은 4일 판문점 통지문을 통해 금강산 관광이 예약돼있다는 이유로 우리 측 이산가족들의 숙소로 해금강 호텔 현대생활관을 제의한 것이다.
해금강 호텔은 장전항에 있는 선상호텔로 지난 2007년 10월 16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이후 만남의 장소로 사용된 적이 없는 시설이기 때문에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곳이다. 또한 현대생활관은 그동안 상봉 행사 때 사용된 전례가 없는 곳인데다 최대 수용인원이 100여명에 불과한 비좁은 곳이다.
이 같은 북한의 입장에 정부는 5일 오전 대북 통지문을 통해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없는 장소를 우리 측 숙소로 제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통지문을 통해 2009년과 2010년 상봉행사와 같이 우리 측 숙소로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 사용해야한다는 우리 측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면서 “북측이 제의한 해금강은 2008년 이후 점검 및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특히 현대 생활관은 현대 관계자들만 사용하는 용도로 규모가 굉장히 작아서 우리 측 이산가족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북한이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내달 2일로 미뤄 제의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의 성격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여러 가지 추측도 있겠지만, 정부의 입장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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