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역사교과서 내용은 안보고 친일 몰기
집필진 "좌파 교수가 쓴 교과서와 같은 내용인데도 시비"
"좌파 교수가 쓴 교과서와 같은 내용인데.. "
'친일 논란'에 휩싸여 공개되기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집필진이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정면 반박했다.
특히 '일본 위안부' 서술 부분의 경우는 좌파 역사학자가 집필한 미래앤컬처그룹 출판사의 역사교과서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일부 언론에선 이를 두고 '친일파'라는 오명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필진으로 참여한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성공과 과제를 균형 있게 인식하고 전체적으로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서술했다"며 "하지만 일부 언론에선 교과서의 큰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처음부터 친일파라고 규정을 지었다"고 말했다.
교학사 교과서는 집필이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공격을 받았다. 보수성향의 집필진이 참여했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강희영 교수와 이명희 교수는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논문자료 제출 등 사찰을 당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들은 교과서가 공개되기도 전에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쏟아냈다. 교학사 교과서가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로 표현했고 5.16군사정변을 혁명으로 미화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공개된 교과서에는 4.19를 혁명으로, 5.16을 군사정변으로,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각각 서술됐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이 확인됐지만 정정보도나 사과보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언론들은 교과서가 공개되자 이번엔 앞서의 주장과는 별도로 '할당 분량'을 재단하고 나섰다.
2일 경향신문에 보도된 '뉴라이트 역사교과서 위안부 기술 축소-왜곡이라는 기사에는 "1937년에 강제 동원된 1944년 시작된 듯이 기술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인적․물적 자원의 수탈’ 항목에서 자세히 다루고 고 이어‘06. 올바른 역사관과 주권의식’ 중단원의 ‘한국과 관계된 현안문제들’ 항에서 또한번 다룬다.
이 교수는 '1944년 여자정신근로령 발표'를 명시한 이유에 대해 "현재 일본 정부에서는 일본 정부가 군이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기 때문에 일본이 법령에 입각하여 일본군위안부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명시하여 일본정부의 공적인 책임 문제를 부각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부 문제를 종결된 것이라고 서술했다는 언론의 지적과는 다른 의도다.
교학사 교과서엔 "특히, 일본은 국가 권력을 동원하여 한국의 많은 여성들을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하였다. 일본은 이와 관련하여 고노 요헤이 관방 장관을 통하여, 일본의 군대와 관청이관여하고 강제성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죄했다. 그러나 이후 이를 번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위안부 문제는 종결된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서술을 추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좌파성향인 한철호 동국대 교수가 집필진으로 참여한 미래엔 교과서 281쪽을 보면 "전쟁 막바지에는 여자 정신 근로령을 만들어 수십만 명의 여성들을 군수 공장에서 일하게 했으며 그중 많은 젊은 여성을 전쟁터로 보내 일본군 '위안부'가 되게 하였다. 어린 학생들마저 근로 보국대라는 조직을 만들어 전쟁 물자 조달에 동원하였다"라고 적혀있다. 이는 교학사 교과서와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또한 5.18을 문제 있게 서술했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이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에 광주 시민군의 궐기문도 게재됐고 계엄군 발포와 국가권력에 의한 희생자 발생도 모두 명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교과서에는 “이리하여 5.18민주화운동은 당장은 민주화의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으로 군부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의 선례가 됐다”고 나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편향적으로 기술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교수는“일반적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정지표만 제시한다는 원칙이 있어 원고를 쓸 당시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권에 대한 공과는 논하지 않고 서술했던 것”이라며 “이 원칙에 따라 서술했기 때문에 노태우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과를 모두 서술했다”고 말했다.
인촌 김성수와 육당 최남선을 미화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김성수는 광복 직전의 동향에 초점을 맞췄고 최남선은 친일의 길을 걸었다는 점을 분명히 기술하면서 공적도 함께 다룬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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