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행사에도 물 먹는 민주당 장외정치
천막당사는 한산 바로 옆 '물 행사'에는 시민 줄 이어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이 일주일째 국가정보원(국정원) 국정조사 정상화 및 개혁에 국민호소를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무관심이다.
민주당은 7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천막당사를 치고 직접 시민들을 만나 ‘국정원 국조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기대와는 달리 시청 앞 시민들의 참여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심지어 이날 오전에는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겨우 20미터 떨어진 곳에 설치된 ‘물 테스트 행사’ 에 시민들의 관심이 밀리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특히 해당 물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장소는 민주당이 앞서 1일 장외투쟁을 선포 시 시청에 허가 없이 간이 천막을 설치했던 바로 그 자리다.
이날 행사는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주관한 'Water 블라인드 테스트'.
본보 기자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청광장 앞에서 관찰한 바에 따르면 약 1시간 넘게 민주당 천막당사를 찾아 서명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드문 반면, 20미터 떨어진 물 행사 홍보에는 시간이 갈수록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한 눈에도 천막당사 앞에는 시민들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것에 비해 물 행사에는 수십명 이상의 시민들이 계속해서 참여하는 등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천막당사에 있던 일부 참가자는 건너 편 행사에 불쾌함을 표출하며 구청과 시청을 상대로 불법여부를 따져 물었으나, 확인 결과 해당 행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행사였다.
이날 서울시 관리과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해당 행사는 이미 오래전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는 것”이라며 “불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행사 관계자 역시 “오히려 우리가 민주당보다 먼저 행사 요청을 신고한 것으로 안다”며 “솔직히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인정하지만 (민주당 천막당사로 인해) 다소 섭섭한 점도 있다. 우리가 먼저 허락을 받았는데 민주당 천막당사로 인해 조금 행사 자리가 밀려나게 됐다”고 토로했다.
다만 관계자는 “오늘 4시까지 행사를 할 예정인데 큰 무리 없이 두 행사 모두 진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물 행사에 참여한 한 시민도 ‘민주당 당사에 들려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심 없다”며 “더워서 물이라도 좀 마시고 싶은 마음에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역시 “민주당이 고생하는 것 같아 두 행사에 모두 참여했다”면서도 “솔직히 특별한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7일 오전 11시 30분 서울광장에서 여야 관계를 풀기 위한 청와대 5자회담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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