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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장기집권 전제조건 ‘격랑의 두 파고 넘기’


입력 2013.06.26 09:22 수정 2013.06.26 09:2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월드컵 16강 아시안컵 우승 달성 ‘현실적 목표’

달성 시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장기집권도 가능

홍명보 감독은 25일 파주 NFC(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당당한 어조와 달변으로 팬들에게 강한 신뢰를 심었다. ⓒ 연합뉴스

한국축구가 본격적인 '홍명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과 2년 계약을 체결, 2015년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는데 합의했다.

홍명보 감독은 25일 파주 NFC(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당당한 어조로 팬들에게 강한 신뢰를 심었다. 안지 코치 연수 후 미국에서 휴식을 취하다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홍명보 감독은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과 지혜를 다해 몸과 마음을 한국 대표팀에 쏟겠다”며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홍명보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5 호주 아시안컵’이라는 두 번의 굵직한 메이저대회를 통해 중간평가를 받게 된다. 월드컵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곧바로 아시안컵 체제까지 이어지는 빠듯한 일정이다. 월드컵 예선을 거치지 않은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단기간 팀을 정비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성적을 올려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상황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현재 대표팀은 상당 부분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동메달 획득) 출신들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있다.

베테랑급 선수들도 대부분 홍명보 감독이 현역 시절부터 인연을 맺고 월드컵 대표팀과 아시안컵 코치를 통해 호흡을 이룬 경험이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국축구의 레전드'로 꼽히는 홍명보 감독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도 두텁다. 다른 지도자에 비해 선수파악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 단기간에 팀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은 홍명보 감독만의 장점이다.

그렇다면 홍명보호를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최소한 월드컵 16강과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축구는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최초의 원정 16강 감격을 누렸다. 그때보다 현재 대표팀의 전력은 많이 약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을 조련하는데 약 2년 6개월이 걸렸지만 홍명보 감독에게는 1년의 시간밖에 없다. 단기간 팀을 재편해 직전 대회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릴 수 있다면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대성공이다.

아시안컵 우승도 절박하다. 한국축구는 ‘아시아 맹주’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반세기 가량 아시안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라이벌 일본이 2000년대에만 세 차례나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한국축구는 2011년에도 준결승에서 일본에 막혀 우승이 좌절됐다. 현실적으로 A대표팀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유일한 무대가 바로 아시안컵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과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2018년까지 계약연장을 통한 ‘장기집권 프로젝트’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성적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계약만료 형식으로 자연스러운 결별도 가능하다. 부담스러운 5년 계약보다 2년 계약을 통해 정면승부를 노리는 것이 홍명보 감독에게나 축구협회에나 나름 합리적인 절충안이었던 셈이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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