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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②>정청래 "하나님 뜻대로 살고 있나" 황교안 "그렇다"


입력 2013.06.10 15:43 수정 2013.06.10 16:22        백지현 기자

<대정부질문②>국정원 대선 정치개입 의혹 제기하며 성경 인용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0일 열린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경민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나흘간으로 예정된 대정부질문 첫날인 10일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대선 정치개입과 관련한 고강도 검증을 진행했다. 박근혜정부 각료들도 차분한 태도로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부분 대정부질문에서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정원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일선검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집중 추궁했다.

신 의원은 “5월 하순 어느 날,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들 회식자리에서 곽 수석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왔다. 곽 수석의 휴대전화 소리가 커 모든 참석자들이 다 들었다”며 “(곽 수석은 통화에서) ‘너희들 뭐하는 사람들이냐’, ‘도대체 뭐하는 거냐’, ‘이런 수사를 해도 되겠느냐’고 힐난했는데, 이것이 수사개입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직원 댓글사건이 역삼동에서 벌어질 당시 국정원 2차장 산하에서 일하던 하모 단장과 신모 실장이 경찰과 업무협조가 잘 안 되자, 상관인 박모 국장이 나서 김용판 전 청장과 연락을 유지했다”며 “(박 국장은) 하 단장과 신 실장에게 동물의 이름을 대며 ‘xx 너희들 이따위도 못하고 국정원 직원이냐’ 고 힐난했다”고 말했다.

이에 황 장관이 “전혀 모르는 사안이며, 그 내용도 모른다. 부당한 영향력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자, 신 의원은 “곽 수석이 수사 중인 것에 대해 전화를 한다는 것은 상도가 없다. 황 장관은 곽 수석과 전화를 안 했고, 대통령과도 협의를 안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황 장관은 재차 “안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신 의원은 이번에는 황 장관의 지휘보고 체계를 지적하며 “장관의 직무유기가 아니냐, 누구를 위한 장관이냐”고 꼬집었고, 황 장관도 굳은 표정으로 “정치권에 보고할 의무는 없다”고 응수했다.

신 의원은 또 “박 국장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자 차문희 2차장이 직접 나서 김 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근혜 후보가 잘못해 토론이 엉망진창이 됐다, 조간을 갈아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지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조간 판갈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황 장관은 시종일관 “전반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 “의혹이 있는 부분은 다 조사를 할 것”, “적절한 절차로 수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차분히 답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야당 측 의원들은 “적절한 절차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신 의원은 특히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한 구속수사와 관련, “김 전 청장을 구속해야 하는데 장관은 왜 막았느냐. 국가사범에 대한 공범이 되고 싶냐”고 따지듯 묻자 황 장관은 “수사를 막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 참석한 야당 측 의원들은 일제히 “만약에 장관이 막았으면 수사 방해를 한 것이고 장관도 공범이 되는 것이다”, “장관이 막고 있지 않느냐”, “수사권을 넘겨라. 국정조사하면 되지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장내가 어느 정도 차분하게 가라앉자 신 의원은 “장관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청와대 수석이 (이 사건에 대해) 공조한 것이 드러났다”며 “검찰은 최소한의 수사를 하려고 하지만 이 마저도 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87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청와대는 결단을 내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야당 측 의원들은 “잘했다”는 격려와 함께 박수로 신 의원을 맞이했다.

정청래 “검찰 소신껏 일하라는 말 왜 못해” 황 장관 “그렇게 하고 있을 것”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황 장관을 상대로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황 장관이 독실한 크리스찬인 점을 거론해 심리적인 압박을 가했다.

그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황 장관이 “그렇다”고 답하자 성경말씀을 인용하며 “묻는 것에 대해 장관이 그렇게 따르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르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의원은 이어 ‘검찰의 소신’과 관련해 황 장관과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검찰은 소신껏 일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질의에 대해 황 장관은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그렇게 돕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재차 “검찰에 대해 ‘소신껏 일하라’라고 이 자리에서 말해 달라”고 요구했고, 황 장관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정 의원은 “‘소신껏 일하라’라고 말 못 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말하라. 소신발언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황 장관이 “소신껏 일하리라고 믿고 있다”는 다소 애매모호한 발언을 하자 정 의원은 “‘소신껏 일하라’라는 말을 믿고 검찰이 일을 해도 되느냐”고 재차 질의했다. 황 장관은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존의 답변을 고수했다.

정 의원은 “그 답변이 국회를 모욕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소신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재차 압박했다. 야당 측 의원들도 “언제 (그런 말을)했느냐”며 공방에 가세했지만 황 장관은 여전히 “소신껏 일하리라고 믿고 있다”고 답변했다.

백지현 기자 (bevanil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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