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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자격’ 뮌헨…저무는 바르셀로나 시대?


입력 2013.04.24 07:20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뮌헨, 안방서 바르사 4골 차 대파

유망주 발굴과 꾸준한 선수 영입

뮌헨은 바르셀로나를 4-0으로 대파, 결승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 1경기에 불과하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이 뒤바뀌는 장면이기에 충분했다.

독일 축구의 최강자 바이에른 뮌헨이 24일(이하 한국시간)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FC 바르셀로나와의 4강 1차전에서 2골-1도움을 올린 토마스 뮐러의 맹활약을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1차전 승리를 거둔 뮌헨은 다음달 2일 누캄프 원정 2차전에서 3골 차 이하 패배만 거둬도 결승행을 확정짓게 된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 1골만 내주더라도 6골 이상 넣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광경을 목격한 전 세계 축구팬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뮌헨의 약진과 바르셀로나의 몰락을 동시에 봤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4강 2차전이 남아있고, 결승전은 아직 치르지도 않았다. 뮌헨의 우승도 바르셀로나의 탈락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최근 들어 경기력 저하 논란 속에 최강자 입지가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총을 받아왔다. 메시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골잡이이지만 샤비와 푸욜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와 원활하지 못한 세대교체 등이 바르셀로나를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근심어린 눈빛이었다.

반면 뮌헨의 비상은 눈여겨 볼만 하다. 그동안 세계 축구의 중심은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지니고 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와 최강의 국가대표 전력을 보유한 스페인이 양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와 달리 분데스리가는 1980년대까지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했지만 동·서독의 통일로 경제 성장이 더뎌진 내부 상황과 EPL 출범 등의 외부적 요인 등과 동시에 맞닥뜨리며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90년대 말에는 세대교체의 어려움까지 겪으며 독일 축구는 ‘녹슨 전차 군단’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독일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독일 축구가 부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바이에른 뮌헨의 약진과 2006 독일 월드컵을 꼽을 수 있다. 먼저 독일은 2006 월드컵을 치르며 기존 낙후됐던 경기장들이 최신식으로 탈바꿈했다. 그러자 팬들이 경기장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뮌헨의 적극적인 투자로 빼놓을 수 없다. 뮌헨은 올 시즌 통산 23번째 리그 우승을 앞두고 있다. 이는 나란히 9회 우승을 차지한 도르트문트와 뉘른베르크의 트로피 개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뮌헨은 어느 순간 긴장의 끈이 느슨해졌고, 그와 동시에 전력을 착실히 보강한 도르트문트와 샬케04 등의 반격에 밀리기도 했다.

뮌헨이 달라지기 시작한 시기는 2009년 1월 루이스 반 할 전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부터다. 앞서 클린스만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1년간 무관에 그쳤던 뮌헨은 AZ 알크마르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우승을 이끈 명장 반 할을 전격 선임했다.

반 할의 공격 축구는 뮌헨 부활의 제대로 된 특효약이었다. 프랭크 리베리-아르연 로번을 앞세운 좌우 쌍포는 상대 측면 수비를 괴멸 상태로 몰아넣었고, 한 박자 빠른 축구에 독일 축구팬들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새 얼굴의 지속적인 발굴과 슈퍼스타의 영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010 남아공월드컵 득점왕인 토마스 뮐러는 최근 뮌헨이 필립 람 이후 육성해낸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뮌헨은 뮐러 외에도 토니 크루스라는 중원의 지휘관까지 동시에 배출해냈다.

이적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다. 뮌헨은 2007년 8800만 유로(약 1280억 원)를 이적 시장에 쏟아 부은 뒤 2008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막대한 자금을 선수 영입에 투자하고 있다.

2007년에는 프랭크 리베리(약 364억 원)와 미로슬라프 클로제(약 218억 원) 등을 데려왔고, 2년 뒤에는 마리오 고메즈(약 440억 원)와 아르연 로번(약 350억 원)이 뮌헨에 안착했다. 또한 마누엘 노이어(약 320억 원) 골키퍼를 비롯해 하비 마르티네즈(약 580억 원), 마리오 만주키치(약 190억 원)도 최근 1~2년 새에 영입된 선수들이다. 게다가 뮌헨은 다음 시즌 라이벌 도르트문트로부터 특급 골잡이 마리오 괴체(약 538억 원)를 빼오는데 성공했다.

뮌헨의 전망이 더욱 밝은 이유는 역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때문이다. 지금의 바르셀로나의 막강 전력을 구축해 놓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첼시 등 유명 클럽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뮌헨을 택했다.

그동안 뮌헨의 팀 컬러는 스피드였다. 실제로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의 대명사였다. 그런 뮌헨이 과르디올라의 세밀하고 탄탄한 조직력을 강조하는 옷까지 입었을 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되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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