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국경보호국, 11일 스마트폰 및 노트북 등 상호관세 제외 발표
국내 제조업계와 당국, 증권업계 불확실성 일단 해소됐다며 안도감
정부, 이번주 구체적 추경안 발표 예정…‘10조+α’ 증액 기대감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컴퓨터를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이번주 발표할 예정인 10조원 규모의 추경안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이번주 코스피지수 밴드를 2350~2550선으로 제시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4포인트(0.50%) 내린 2432.7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4월 7~11일) 코스피지수는 2284.72~2445.06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국내 증시가 크게 요동치자 매수·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했다.
지난 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는 소식에 코스피가 4% 급락 출발해 매도 사이드카가, 10일에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키로 하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등하면서 각각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상호관세가 유예된 만큼 우리 주식시장이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협상 없는 무역 전쟁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이 현지시간으로 11일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하자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당장 국내 제조업계와 당국, 증권업계는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됐다며 안도하고 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 전 대미 보복관세 부과를 발표한 유럽연합(EU)은 미국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히며 보복관세 조치 보류를 발표했다”며 “관세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이벤트로 하단 지지선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안심은 금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미중 관세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10%의 기본관세가 유지되기에 관세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도 “금융시장 불안으로 관세가 유예됐으나 시장이 안정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또 말을 바꿀 수 있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관측됐다”며 “원론적으로 ‘트럼프=불확실성’이기에 변동장 대응 속 분산·분할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이번주 발표할 예정인 10조원 규모의 추경안도 관심을 끌고 있다.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예산이 편성되는 가운데 서민·소상공인 지원에도 약 3~4조원가량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필수 추경’ 외에도 여야 모두 소비 진작 패키지를 포함한 추경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산불 피해 복구 예산에 더해지는 AI·통상 지원 및 서민·소상공인 지원 예산의 규모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 필수소비재 및 화장품·의류 등 내수소비재 업종은 턴어라운드 국면에 있다”며 “정책 기대에 따른 소비 성향의 확대, 마진 개선 기대감 등은 대내외 불확실성 속 피난처로서 내수소비재의 여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는 배경”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