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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에도 中에 날아간 삼성·SK하닉...왜?


입력 2025.03.24 13:02 수정 2025.03.24 14:05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중국발전포럼' 참석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같은 행사 방문

美·中 갈등 속 대중 전략 변화 중요해진 상황

글로벌 네트워킹으로 위기 대응책 마련 집중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트럼프의 관세 전쟁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장이 중국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는 상황에서도 참석한 만큼, 두 기업이 중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나 대(對)중국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진행된 방문으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의 국가급 대외경제 교류 행사인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2일 중국에 방문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글로벌 해외 재계 인사 79명이 참석했다.


CDF은 세계 유수 기업 CEO를 비롯해 중국 고위 당국자가 대거 모이는 '중국 정부 주도' 행사다. 이 자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와 교류뿐 아니라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 모색도 가능해 각 기업의 경영진들에게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2년 만에 포럼을 찾은 이 회장은 참석에 앞서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 방문했다. 이 회장은 이날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했다. 업계는 양사가 반도체, 전장 등 다양한 사업의 협력을 타진하기 위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경쟁 관계이면서도 협력관계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선 경쟁하고 있지만, 최근 전기차로 사업을 확대한 샤오미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핵심 고객사로서 잠재력이 크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가 차량용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고, 샤오미가 설계한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제조 물량을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바이두의 차량용 AI칩 쿤룬과 니오의 NX9031 등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중국은 주요 수요처 중 하나"라며 "시안 팹은 중국 내부 고객 대응과 제품 공급을 통한 현지 시장 대응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곽노정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포럼에 참석하며 2년 연속 방문했다. 지난해 포럼 참석 당시 곽 사장은 "중국은 이미 SK하이닉스의 가장 중요한 생산 기지이자 판매 시장 중 하나"라면서 "앞으로도 중국에 뿌리내려 중국 사업이 더 크게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에도 같은 기조로 중국 정부와의 긴밀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SK하이닉스

업계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현지 법인의 실적이 우상향에 있어 더욱 포기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대중(對中) 매출은 64조9275억원으로 전년(42조2007억원) 대비 53.8% 늘었다. 중국에서 D램과 낸드를 모두 맡고 있는 판매법인 'SK하이닉스(우시) 반도체 세일즈'의 경우 작년 매출과 순이익은 13조104억원, 1432억원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64.3%, 65.4% 늘어난 수치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오히려 현지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 난제도 있다. 현재 두 기업은 미중 갈등으로 수출 규제 등이 강화돼 시설 고도화 및 투자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방문 가운데, 긴밀한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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