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외유내강'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2년, 경영성과 빛났다 [금융 체어맨의 시선①]


입력 2025.03.18 07:03 수정 2025.03.18 07:03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올해 경영 슬로건 '고객 중심 일류 신한'

주주환원 확대 통한 자본 효율화

자사주 매입·소각 적극…주주환원율 확대

해외 IR 적극 행보…"진 회장 진심 통해"

금융산업이 거센 변화의 물결에 직면했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 대내외 악재가 거듭되면서 경제 상황은 매우 불안정해졌다. 금융사 CEO들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매우 중요해진 시기다. 이에 금융사 CEO들의 지난 경영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할지 짚어본다. 또 깊어지는 '저성장 시대'의 늪, 그들의 시선을 통해 금융산업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편집자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올해의 경영 슬로건을 '고객중심 일류(一流) 신한 Humanitas(휴머니타스), Communitas(커뮤니타스)'로 내세웠다.ⓒ신한금융그룹

'외유내강(外柔內剛)'.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順)하게 보이나, 속은 곧고 굳세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CEO다.


진 회장은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로 격의 없이 소통하는 겉 모습과는 달리,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와 그룹의 내부통제만큼은 과감하고 날카로운 결단력으로 거침이 없다.


그는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고객중심' 철학에 바탕을 둔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통해 금융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 왔다.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의 경영 슬로건 역시 '고객중심 일류(一流) 신한 Humanitas(휴머니타스), Communitas(커뮤니타스)'로 내세웠다.


휴머니타스가 개인의 영역이면 커뮤니타스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각자의 휴머니타스가 발현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올해 첫 경영포럼에서는 고대 로마 철학자 키케로가 쓴 '의무론'이 인용되기도 했다.


키케로의 의무론에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의무에 충실하며 훌륭함을 추구하고, 개인의 이익 추구에 앞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진 회장이 늘 강조해오던 "금융인은 개인이나 회사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신뢰를 최고의 가치로 둬야 한다"는 지론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탁월한 전문성을 갖추고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사회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늘 당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총 6500억원과 함께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한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병행하면서 약 1조1000억원 이상의 배당을 더해 총주주환원율을 40~44%까지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신한금융그룹
지난해 주주환원율 39.6% 달성…올해 최대 44% 확대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그룹의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2분기부터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이후 현금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한 총주주환원율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진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23년부터 신한금융은 주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균등한 금액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또한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자본관리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23년에는 매분기 525원을 균등하게 분기배당하고, 총 4859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함으로써 전년보다 6%포인트(p) 상승한 총주주환원율 36%를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매분기 540원씩의 현금배당을 균등하게 실시하고 있다.


또 1분기 1500억원, 2~3분기 3000억원, 4분기 2500억원까지 연중 총 7000억원의 자사주를 취득·소각함으로써 1조880억원의 배당금 규모를 포함해 39.6%의 총주주환원율을 달성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연중 공백기 없는 자사주 취득 및 소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도 지난 1월 1500억원에 이어 2~8월 중 5000억원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총 6500억원과 함께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한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병행하면서 약 1조1000억원 이상의 배당을 더해 총주주환원율을 40~44%까지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일본통' 진 회장, 해외 직접 찾아가 투자자 우려 덜어…시중은행 최초 성과도


진 회장의 올해 첫 해외 투자설명회(IR)는 일본이었다. 그의 회장 취임 이후 첫 해외 IR도 일본이었던 것을 보면 그만큼 일본은 진 회장에게 애착이 큰 곳이기도 하다.


그는 금융권에서는 대표적인 '일본통'으로서 재일교포는 물론, 일본 금융권 인사들과의 두터운 신뢰 관계가 갖춰진 인물이다.


이에 올해 일본에서 첫 IR을 열고 탄핵 정국에도 빠르게 진정된 한국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차질 없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이행 현황을 알리며 해외 투자자의 우려를 덜어냈다.


이러한 진 회장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심이 통했을까. 앞서 지난해 그는 해외 IR의 성과로 새로운 글로벌 전략의 첫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지난해 4월 인도 학자금대출 기업인 크레딜라(Credila)와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약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신주를 인수했다.


앞으로도 진 회장은 신흥 시장과 선진국 시장 각각에 맞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함께 우수한 뱅킹 IT를 적극 활용한 치밀한 전략, 내실 있는 준비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계속 두드릴 예정이다.


신한금융이 2027년까지 13% 이상의 안정적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기반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및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신한금융그룹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자기자본이익률 10% 달성 등 목표


신한금융은 지난해 7월 그룹의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구체적 실행 목표와 추진 방안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13% 이상의 안정적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기반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및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통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3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2024년 말 5억주 미만, 2027년 말 4억5000만주까지 주식수를 감축해 주당 가치를 제고한다는 목표도 함께 담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통해 과거의 선언적인 주주환원 목표가 아닌 구체적인 지표와 함께 달성 목표 및 기한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 그룹의 자본비용(COE)을 10%로 산출하고 그 이상을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로 설정해 자본 배분의 효율성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회사별 배분된 자본 대비 수익성을 측정하는 ROC(Return on group capital) 지표를 통해 경영진의 평가·보상 지표로 활용해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시범운영 참여를 시작했다.ⓒ신한금융그룹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제출 1등…27년까지 시스템 구축


진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23년 상반기 신한금융은 금융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쳤다. 카드, 증권, 라이프 등 주요 그룹사도 지난해 4월 각 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 작성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업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시범운영 참여를 시작했다.


앞서 진 회장은 23년 7월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발표 직후 임직원들과의 자리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내부 견제와 검증을 통해 모든 업무 과정이 정당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내부통제 책무구조도'의 조기 도입과 함께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각 임원의 책무를 규정하는 책무구조도 외에도 본점 및 영업점 부서장들의 효과적인 내부통제 및 관리를 위해 '내부통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활동과 개선조치들이 시스템 상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신한지주도 그룹사들의 책무구조도 작성이 마무리된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이에 기반한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도입했다.


신한금융은 지주회사 및 은행을 시작으로 오는 27년까지 금융권 전체에 순차적으로 도입될 '내부통제 책무구조도'에 대해 전 그룹사가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가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올해만 두 번의 금융사고가 발생한 신한금융은 금융권에서 '책무구조도 제출 1등'이라는 타이틀마저 무색해졌고, 밸류업의 동력이 되는 수익성의 불확실성이 말끔히 해소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진 회장의 지난 2년간의 경영성과를 볼 때 그간 다져온 내실을 바탕으로 충분히 현안들을 슬기롭게 혜쳐나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