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 재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율 관세로 미국 자동차의 생산비용이 증가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해서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미국의 무역조치(관세부과)는 상대 국가들의 즉각적인 반응(보복관세)으로 이어졌다"며 "여기에는 이들 국가로 수입되는 전기차에 대한 관세인상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미국 내 차량 생산비용을 증가시키고 수출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부족한 원자재(리튬 및 코발트 등)의 수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테슬라는 그리어 대표에게 미국 제조업체들이 필수 부품에 대한 비용부담이 과도한 관세부과로 인해 불필요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국내 공급망의 한계를 추가로 평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서한은 USTR이 관세정책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피해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제출된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상대국의 보복조치는 테슬라에 이미 가시적인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주민들이 집에 테슬라 충전기를 설치할 때 주는 정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에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지사는 "이런 조치는 머스크를 겨냥한 것"이라며 "주민들은 머스크의 이익을 위해 자기 돈(세금)을 쓰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전쟁을 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부과하자 유럽연합(EU)은 보복조치에 들어갔다. EU는 내달 1일부터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의 상징적 제품에 품목별로 10∼5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태동한,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악랄한 조세 및 관세 당국인 EU가 막 (미국산) 위스키에 50%의 못된 관세를 부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관세가 즉시 철회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바로 EU 회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과 샴페인, 알코올 제품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와인과 샴페인 사업에 매우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