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1인 시위' '24시간 릴레이 시위'
與기독인회의 '탄핵 각하의 길 걷기'도
尹 탄핵 각하·기각 촉구, 내용은 동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국민의힘이 장외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심판 각하·기각을 촉구하는 헌재 앞 시위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장외 투쟁으로 헌재를 압박하지 않겠다는 방침에도 개별적으로 거리 투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헌재 앞으로 의원들이 연일 모여들고 있다.
특이한 건, 국민의힘 의원들의 헌재 앞 시위가 세 갈래로 나눠져 있다는 점이다. 헌재의 정치적 편향성과 탄핵심판 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을 지적하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 각하·기각을 촉구하는 '내용'은 동일하지만, 시위를 주도하는 '축'과 '방식'이 각각 다르다.
가장 먼저 시작된 '출근길 1인 시위'는 지난달 17일부터 출근 시간에 맞춰 매일 진행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조배숙 의원을 필두로 김석기·이인선·장동혁·강승규·송언석·김승수·권영진·서천호·곽규택·추경호·강명구·김장겸·이상휘 의원 등이 릴레이로 참여했다.
'출근길 1인 시위'에 두 차례 참여한 김장겸 의원은 지난 7일 해당 시위를 진행하며 "헌재가 헌법재판을 전담하는 최고법원으로서 과연 헌법적 절차와 민주주의 원칙을 온전히 지켰는지에 대해 국민적 불신이 크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재 앞을 '24시간' 지키는 릴레이 시위도 있다. 지난 11일 시작된 '24시간 릴레이 시위'는 애초 5명가량의 의원이 하루씩 나눠 1~2인 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시위에 동참하겠다는 의원들이 늘면서 이날부터는 5명씩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까지 60명이 넘는 의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에 참여한 한 의원의 의원실 관계자는 "24시간 릴레이 시위는 김기현 의원이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서 참여를 독려하고 순번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 24시간 릴레이 시위에서 "광장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성난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다가는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박성민·유상범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과 시위에 돌입하면서 "헌재는 간단한 사유도 오래 시간을 끌면서 실질적으로 국정마비의 공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에 대해서도 빨리 결론을 내려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는 '탄핵 각하의 길 걷기'도 시작됐다. 국민의힘 기독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김민전·김장겸·박충권·성일종·이인선·이종욱·인요한·임종득·조배숙 의원 등이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함께 헌재 주변 담벼락을 따라 걸었다.
윤상현 의원은 걷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탄핵 각하만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의원도 "분명히 하나님께서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임종득 의원은 "대한민국은 미중유의 위기에 처해 있다. 기도해야 할 때"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헌재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헌재 앞 시위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의원이 어디에 언제 참여할지를 두고 고심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