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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불 붙나’…20평대 20억 찍은 옥수동 아파트


입력 2025.03.14 07:00 수정 2025.03.14 07: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래미안옥수리버젠 59㎡ 20억원 거래

‘뒷구정동’ 강남 대체 주거지로 몸값↑

‘토허제 해제’ 불씨…마용성으로 확산

서울 성동구 옥수동 소재 ‘래미안옥수리버젠’ 아파트 정문.ⓒ 삼성물산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20평대 아파트가 처음으로 20억에 거래되며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로 촉발된 집 값 상승이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본격 확산될 지 주목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옥수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옥수리버젠(1511가구)’ 20평대 전용 59.25㎡형이 20억원에 거래됐다. 계약이 체결된 동은 ‘로얄동’인 111동 20층으로 한강뷰로 알려졌다.


이는 직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동일 면적형 기준 신고가 기록은 지난해 10월 19일 18억5000만원에 거래된 19층 매물이다.


인근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직 실거래가가 신고되지 않아 상세한 계약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계약이 체결됐다는 얘기가 이미 여러 곳에서 나왔다”며 “서울 아파트 시세가 상승을 계속하고 있어 20억원이 터무니없는 금액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해당 매물은 한강 조망권에 수리가 A급으로 잘된 곳이었는데, 강남에 거주한 입주자가 계약을 했다”며 “현재 압구정은 아파트 단지마다 매물이 없지만 옥수동은 압구정 뒤에 위치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수동은 바로 옆에 용산구 한남동, 다리를 건너면 압구정동이 있다. 지리적으로 압구정동 뒤에 있다는 이유로 ‘뒷구정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옥수동은 한강만 건너면 명품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어 최근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는 동네로 인근 금호동과 응봉동은 정비사업 기대감에 순항 중이다. 이곳 단지들은 한강변과 서울숲, 중량천 인근에 자리했다.


비강남권에서 ‘국평(84제곱미터)’보다 적은 소형 평수가 20억원대를 찍으며 추가 상승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134㎡는 1월 22일 31억8000만원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지난해 8월)보다 6억1000만원 올랐다.


옆 동네 금호동 힐스테이트서울숲리버 59㎡는 지난 16일 15억원, 같은 아파트 84㎡가 18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응봉동 대림강변 114㎡도 지난해 11월 19억4000만원 최고가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동구의 집값 오름세는 토허제 해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을 중심으로 규제를 풀면서 강남 3구의 집값이 오르자 대출 수요가 성동구를 포함한 마용성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 마용성에서 거래된 아파트(11일 기준)는 953건으로 전년 동기(554건) 대비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강남권에서 거래된 아파트 건수 증가율 36.4%를 훌쩍 넘었다. 거래 신고기간을 고려하면 실거래 건수는 이보다 많을 전망이다. 마용성 아파트 거래 평균 거래가는 15억3918만원으로 같은 기간(14억7231만원)보다 4.5% 늘었다. 비강남권 아파트 거래 평균 거래가는 10억1103만원으로 집계됐다.


마용성의 집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5983건 중 거래 가격이 종전 최고가보다 90% 이상 수준에서 형성된 곳은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 등 핵심지였다. 구체적으로는 마포(73%)·용산(70%)·성동(63%) 등으로 모두 60%를 넘겼다. 서초(87%)와 강남(86%)는 90%에 육박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마용성은 원래 실거주 목적 위주의 문의가 많았는데 최근 강남 3구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이곳도 거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허제 해제가 투자나 영끌 수요까지 일으키진 않았지만 매입 시기를 앞당기는 역할을 한 것 같다”며 “당분간 마용성을 포함해 광진구와 동작구 등은 당분간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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