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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인수 아닌 투자" 트럼프에 통할까…일본제철 수정안 제시


입력 2025.02.09 16:04 수정 2025.02.09 21:03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일본제철, 트럼프·이시바 정상회담 이전 수정안 전달

일본 도쿄 일본제철 본사 전경. ⓒ AP/연합뉴스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인수를 추진하다 미국 정부의 반대로 난관에 봉착한 일본제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새로운 제안을 전달했다. US스틸을 명목상 ‘미국 회사’로 남겨두면서 투자를 확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분’을 안겨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제철이 미국 측에 US 스틸 인수와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9일 보도했다.


새 제안이 전달된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간 정상회담이 이뤄진 7일 이전으로, 제안에는 투자액 증액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앞서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9억 달러(약21조7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바이든 정부 막바지인 지난달 3일 이 제안을 불허하는 행정명령이 발표됐다. 새로 정권을 잡은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인 US스틸을 일본에 넘기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오면서 일본제철의 인수 시도는 좌초되는 듯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간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명분과 실리를 서로 나누는 해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대신 US스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일본제철이 US스틸에 대규모로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자신이 내주 일본제철 측을 만나 협상을 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도 이날 NHK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순한 인수가 아니다”라며 일본제철의 투자 이후에도 US스틸이 미국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 세계 최고였던 기업(US스틸)이 일본에 인수돼 일본 기업이 되는 것에 (미국인들의) 저항감이 있다”며 “미국 기업으로 있으면서 고품질 제품을 만드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 관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결국 미일 양측은 일본제철이 US스틸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되, ‘경영권 인수’라는 상징성은 포기함으로써 ‘명분’은 미국이 갖고, ‘실리’는 일본이 취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측 모두 일본제철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US스틸에 투자해 어느 정도의 지배권을 확보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좌절했던 ‘일본제철의 거래’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보증하기는 어렵고 협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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