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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생존전략'…이번엔 "기업·경제인 의견 제일 중요"


입력 2025.02.05 16:23 수정 2025.02.05 16:27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트럼프 2.0시대, 핵심 수출 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 좌장 맡아 재계 의견 동의…"정책화하겠다"

또 또 우클릭…오세훈 "국민들은 안 속는다"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종합토론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계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를 가졌다. 조기 대선 국면을 맞아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되는 가운데 '실용주의'로 급격히 노선을 바꾸고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표는 5일 민주연구원이 주최하는 '트럼프 2.0시대, 핵심 수출 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아 삼성·LG·SK와 대한상공회의소 패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행사는 민주당 내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도로 이뤄졌다.


이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격랑의 국제질서 속에서 안전하게 생존·번영하기 위해서 중지를 모아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서는 일선 기업들, 경제인들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중진국 입장에서 산업 발전을 기획할 때는 정치나 전문 관료들의 실력이 충분해 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이제는 민간의 역량이 정부 역량을 뛰어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정치권과 행정 관료들의 역량만으로는 해결책을 찾아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또 "우리는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게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며 "최대한 경청하고 메모해 정책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원준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장, 송경열 SK경영경제연구소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 김견 HMG경영연구원장 등 4대 그룹 관계자와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상근이사,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 경제 단체 인사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장 벽면에는 '경제는 민주당'이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어느 때보다 이 대표의 대권을 향한 집념이 강해보인다는 관측이다. 0.73%p 차로 쓴맛을 봤던 지난 2022년 대선 패배의 요인은 '중도 민심 끌어안기 부재'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두 번째로 도전하는 대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면서 지난번과 같은 석패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설 직후 자신의 지론이자 정체성인 '전국민 25만원 살포(민생회복지원금법)'를 사실상 철회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실용' '성장' '기업'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 연구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예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발언으로 드라이브를 걸었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및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도 동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 대표의 행보에 대해서는 그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비판도 나온다. 유연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넘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생존전략'에 가깝지 않느냐는 물음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생 현안에 요지부동이었던 이재명 대표가 지지율이 떨어지고 자신의 재판을 앞두고서야 뒷북을 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들은 안 속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불과 7개월 전에 경제와 기업을 살리기 위해 주 52시간제에 대해 정부·여당이 협조를 구할 때 '제도 개악에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던 말을 우리는 잊을 수 없다"며 "선거용·방탄용 '실용주의 코스프레'라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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