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로봇팔' '실시간 물걸레 세척'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韓 공략
삼성·LG, 클리닝 기술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CS·보안 어필 필요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최신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 안방을 노크하고 있다. 한층 업그레이드한 세척·건조 기술로 국내 소비자들을 어필하며 적극적으로 장악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다양한 기술은 강점이나 그간 문제로 지적돼온 AS(사후서비스), 기술 보안 이슈 등에서는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발업체인 삼성·LG 등은 이들을 능가할 신기술·보안·인프라로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가전 기업 에코백스(ECOVACS)는 자동 세척 물걸레 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신제품 '디봇 X8 프로 옴니(DEEBOT X8 PRO OMNI)'를 5일 한국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해당 제품은 해외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다.
이날 에코백스가 선보인 '디봇 X8 프로 옴니'는 ▲교차오염과 세균 번식 문제를 해결하는 오즈모 롤러 자동 세척 물걸레 기술 ▲가장자리와 모서리 청소가 가능한 트루엣지 2.0 적응형 모서리 청소 기술 ▲장애물 걱정을 해결한 아이비(AIVI) 3D 3.0 옴니 어프로치 기능이 핵심이다.
자동 세척 물걸레 기술은 16개의 청정수 노즐로 롤러에 지속적으로 깨끗한 물을 공급해 실시간으로 자동 세척하고 스크래퍼로 오염된 물을 제거해 교차 오염을 방지한다.
이후 깨끗한 물을 즉시 재공급하고, 분당 200회의 고속 스크러빙을 통해 악취 없이 청결한 물걸레 를 유지해 2차 오염을 막는다.
고정밀 구조광 기술을 기반으로 한 트루엣지 3D 엣지 센서는 공간 모서리를 3D 이미지로 재구성해 돌출된 위치를 파악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고도 걸레받이, 문턱, 가구 아래 틈새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유형의 공간 구조에 유연하게 반응해 섬세한 청소를 가능하게 해준다.
에코백스는 아이비(AIVI) 3D 3.0 옴니 어프로치 기능도 강조했다. 이 기술 은 로봇의 AI 알고리즘 기능을 향상시켜 물체 윤곽을 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청소 범위를 넓히고 장애물을 능동적으로 피한다.
AI와 첨단 센서를 결합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시각-언어 모델(VLM)을 활용해 사전 프로그래밍된 특정 사물을 인식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실시간으로 사물의 윤곽을 파악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피한다.
에코백스는 3가지 핵심 기술을 가진 신제품을 통해 한국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에 이어 점유율 2위인 에코백스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X시리즈를 비롯해 보급형 제품 T시리즈, Y시리즈 등을 두고 있다.
로보락도 올해 초 CES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신제품을 통해 국내 안방을 공략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신제품 'Saros Z70(사로스 Z70)'는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된 5축 접이식 기계식 로봇 팔 옴니그립™(OmniGrip™)을 탑재한 최첨단 로봇청소기다. 슬림한 본체에 장착된 로봇 팔이 양말, 수건, 샌들 등 최대 300g 이하의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옮길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청소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들어올릴 수 있는 물체를 감지한 뒤, 로봇 팔이 물건을 들어 옮긴다. 이후 나머지 공간을 깨끗하게 청소해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7.98cm의 슬림한 두께로 좁은 공간도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로보락 Saros Z70은 연내 한국 시장에 출시된다.
2만2000Pa(파스칼)의 흡입력과 초당 4000회 진동하는 비브라라이즈 4.0(VibraRise 4.0) 물걸레 시스템을 탑재한 플래그십 모델, S9 MaxV Ultra(S9 맥스V 울트라)와 한 번의 동작으로 진공 청소와 물걸레 청소를 해결할 수 있는 무선 습건식 청소기 ‘F25’ 시리즈도 한국에 출시된다.
올해 로보락, 에코백스 등 중국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그만큼 중국 브랜드 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그간 한국 가전은 고급형, 중국 제품은 보급형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중국 로봇청소기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안방 침투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고정관념은 사라지고 있다.
실제 전날 한국에 출시한 에코백스의 '디봇 X8 프로 옴니'는 2024 IFA 글로벌 제품 기술 혁신 어워드에서 '실내청소 솔루션 골드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로보락의 플래그십 제품 S8 맥스V 울트라는 지난달 온라인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G마켓, 옥션 합산 기준 총 110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데이비드 첸(David Qian) 에코백스 CEO는 삼성·LG 등 국내 가전업체와의 경쟁에 대해 "(자사 제품은)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복잡한 제품이어서 경쟁력이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반길만 하다"면서 "우리는 10년간 솔루션을 내놓았다. 소비자들이 알아주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축적된 AI·로봇 기술력으로 경쟁사 삼성전자·LG전자와 겨뤄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무섭게 장악력을 확대하는 중국 기업들을 견제할 묘수가 필요해보인다.
'로봇팔', '자동 세척 물걸레 기술' 등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아직까지 해외 업체들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AS 및 보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요구된다.
앞서 지난해 미국에서 에코백스의 일부 제품이 해킹 당해 청소 중 욕설을 하거나 반려견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건은 해커가 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전문적으로 에코백스 제품에 접속을 시도해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수준이 뛰어난 국내 가전업체들로서는 중국 업체들을 바짝 추격할 기회다.
작년 8월 LG전자가 출시한 'LG 로보킹 AI 올인원'에는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 LG Secure Development Lifecycle)를 적용했다.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돼 외부의 불법적인 유출 등으로부터 철저히 방어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물걸레 일체형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과기정통부로부터 사물인터넷(IoT) 최고수준(스탠다드) 보안 인증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모든 스마트 가전은 녹스로 보호되고 있다. 삼성 녹스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는 다중 방어 형태의 보안 플랫폼이다.
과기부 보안 인증에 대해 에코백스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과기부에서 (인증 요구를) 한다면 얼마든지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