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만 70세를 맞아 첫 자서전을 출간한다. 총 3부작으로 구성돼있으며 그간 알려지지 않은 그의 개인사도 담겨있다.
게이츠는 4일 출간되는 자서전의 이름을 '소스 코드(Source Code): 나의 시작(My Beginnings)'이라고 정했다. 그는 "70세를 앞두고 이제야 인생을 조금 알 것 같다"며 자서전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자서전 3권 중 첫 번째 책은 유년 시절부터 1970년대 창업, 애플과 첫 계약을 맺을 때까지를 다룬다. 그는 1987년 31세에 최연소 억만장자에 올라 오랫동안 전 세계 부자 1위였다. 지금은 1070억달러(약 156조원)로 16위지만 재산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는 유년시절에 대해 "며칠 동안 말을 안 하고 방에만 틀어박힐 정도로 한 가지 일에 집착했다"면서 "요즘이었다면 내 유년 시절은 자폐 진단이 나왔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게이츠는 시애틀에서 중상류층 가정을 이룬 변호사 아버지, 성공한 사회사업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으나 방이나 주변은 항상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고 초등학교 성적은 B나 C를 받았다고.
그러던 중 심리 치료를 받으며 나아졌고 이후 유명 사립학교에 진학한 뒤 수학 경시 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교과서를 두 권씩 사서 한 권은 집에 두고 밤늦게까지 공부한 일화도 있다.
게이츠는 사회성은 결여됐지만 집중력은 뛰어났고, 고교 시절엔 전교생에게 컴퓨터를 가르칠 정도가 됐다. 하버드대에 입학한 뒤 한 달 간 매일 두 시간 자면서 674시간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집중한 적도 있었다. 그는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MS를 창업했다.
게이츠는MS의 성공에 대해 '행운(luck)'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내가 태어난 시기, 부모님의 양육 방식, 백인 남성, '괴짜지만 똑똑하다'고 말한 선생님, 멀린다와 결혼 등 모든 것에 행운이 따랐다"고 했다.
특히 이혼에 대해선 "인생 최대의 실패"라고 밝혔다. 그는 1987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된 그 해 MS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멀린다와 결혼했으나 2021년 5월 이혼했다.
게이츠는 현재 오러클 CEO 마크 허드(2019년 사망)의 아내였던 폴라 허드(62)와 교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멀린다와 나는 자녀 3명과 손주 2명이 있어 여전히 만나고 있다"고 했다.
게이츠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하며 해리스의 후원 단체에 5000만달러(약 727억원)를 기부했으나 다른 빅테크 창업자들과 달리 기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선거 이후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와 일대일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내가 해리스를 후원한 사실을 트럼프도 알고 있었지만 관대했다"면서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정치에 직접 참여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