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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부실채권 한 해 동안 1조 이상 증가…‘미해결’ PF 리스크


입력 2025.01.29 06:00 수정 2025.01.29 06:00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고정이하여신 5조5500억원 돌파

은행 건전성 관리 부담에 ‘진땀’

금융 리스크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1조원 넘게 더 불어나면서 5조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진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악재가 겹친 탓인데, 이에 은행들의 부담도 같이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떠안고 있는 고정이하여신은 총 5조5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1조2402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대출을 가리키는 말로, 통상 부실채권을 분류할 때 잣대로 쓰인다. 금융사들은 대출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이 1조478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9.5%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농협은행이 1조4840억원으로 48.4% 늘었고, 하나은행이 9402억원으로 22.2%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 역시 9605억원으로, 우리은행은 7186억원으로 각각 6.0%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은행권 부실채권 증가는 부동산 PF 악재 영향이 크다. 이들 은행의 건설업 부실채권만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건설업 대출 중 부실채권 규모는 4284억원을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54.1% 급증했다. 특히 중견 건설사인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이 139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907억원 ▲국민은행 802억원 ▲우리은행 801억원 ▲신한은행 380억원 순이었다. 1년 사이 증가율은 우리은행이 968%로 가장 높았다.


통상 시행사가 공사에 들어가면 PF는 제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 넘어간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분양이 잘 되지 않는 사업장이 급격히 늘면서 은행권조차 리스크가 커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 예상보다 길었던 고금리 때문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차주들도 늘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두 번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올해 처음 진행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해 현재 기준금리는 3.00%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금리 인하 속도가 느리게 진행되면서 고금리 리스크가 쉽사리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에서 부동산PF 리스크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건설업종의 리스크가 최근 계속돼 온 만큼 취약 부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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