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의류관리기, 세탁건조기 등
기존에 없던 가전, '가사 해방' 타이틀 얻고 소비층 확대
최장 9일에 달하는 긴 설 연휴에 일손을 돕는 이른바 '효도 가전'이 주목받고 있다. 명절 가족 모임에 따르는 설거지, 청소 등의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켜주고, 향후에도 지속 사용 가능한 '편리미엄(편리함과 프리미엄의 합성어)' 제품이 대세가 됐다. 단순 기능이나 디자인보다도 실용성을 높인 신가전으로 소비자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쏟아져 나오는 식기세척기, 올인원 세탁기, 올인원 로봇청소기, 의류관리기, 안마 의자 등은 이제는 가정 내 필수품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특별한 성능이나 가격으로 인해 '신혼부부 가전' 품목으로 꼽히던 제품들이 '가사 해방'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점차 그 소비층이 확장되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먼지 흡입과 물걸레질을 동시에 하고 나아가 물걸레를 자동으로 세척하는 최신 로봇청소기, 세탁기에서 건조기로 빨래를 옮길 필요없이 한 공간에서 세탁과 건조가 모두 끝나는 세탁건조기, 외출 후 세탁하지 않고도 뽀송하게 옷을 관리할 수 있는 의류관리기 등이 대표적인 품목이다. 동시에 안마 의자 등의 헬스케어 제품도 연령대와 상관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독 서비스에 적극 진출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엔 하나의 제품에 대한 소유권을 온전히 지닌 소비자가 제품이 망가질 때까지 이를 관리해야 했으나, 구독 서비스 덕에 주기적인 케어는 물론, 제품을 대여한 기간 동안 무료 AS를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생겼다.
아울러 빠르게 진화하는 가전 제품의 특성상, 한번 사서 평생을 소유한다는 개념보다는, 주기별로 일정 금액을 대여한 후 다른 제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것도 최근 가전 기업들이 내놓는 구독 서비스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생활 가전 사업을 구독으로 확장하는 '업가전 2.0'을 발표하며 "가전을 파는 회사를 넘어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살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제품의 하드웨어 적인 면에 AI(인공지능) 서비스를 탑재한 소프트웨어의 발전도 최근 가전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타 종합생활가전사들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서있는 AI홈 분야다. 직접 제품을 제어하지 않고 대화나 스마트폰 터치로 집안 내에 있는 모든 제품을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자사 AI 가전 로봇 '볼리'를 올해 안에 출시한다는 예정이다. LG전자의 이동형 AI 홈 허브 'Q9'도 연내 출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 기업들의 이같은 AI홈은 가전 단품의 기능에만 국한됐던 그간의 사업 역량을 다른 공간 및 사물과의 연결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앞으로는 누가 어떻게 초개인화를 실현해 사용자의 직접적인 개입없이 펼쳐지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