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익률 5.58%…출시 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
일평균 거래대금 고작 37억원…중소형사 외면 심화
지수 구성방식 변화 촉구…가치 상승 기업 발굴해야
국내 증시의 반등에 힘입어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장기간 지속하던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초부터 밸류업 ETF가 본전을 회복했음에도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한 모양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12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58%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4일 출시 이후 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줄곧 마이너스(-)였던 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셈이다.
이들 ETF가 추종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상승세도 포착된다. 해당 지수는 올해 6.66%(952.10→1015.52) 상승했다. 지난 9일(종가 1004.88)에는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약 2개월 만에 1000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밸류업 ETF는 정부 주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격 가동으로 시장에 등장한 상품으로 꾸준히 성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상장 이후 국내 증시의 조정장이 지속되면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으나, 연초 국내 증시가 반등하자 밸류업 ETF도 덩달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밸류업 ETF의 회복세에도 투심은 여전히 차가운 상황이다. 올해 밸류업 ETF 12종목의 평균 거래대금은 약 37억원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국내 대표 지수인 코스피를 추종하는 국내 인기 상품인 ‘KODEX 200’이 2270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국내 ETF 시장 양대산맥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한 중소형 운용사들의 밸류업 ETF를 향한 외면이 부각된다.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각각 182억원, 95억원인 것과 달리 나머지 10곳은 최소 5300만원에서 최대 40억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탄핵 정국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현 상황에서 구체적인 세제혜택 등이 논의되지 못해 실망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당초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시행된 만큼 정책의 일환인 밸류업 ETF에 투심이 모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장기간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공개 당시부터 지속된 편입종목에 대한 의구심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밸류업 지수는 애매모호한 종목 선정기준, 대형 우량주 중심의 구성으로 객관성·형평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같이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 영향력이 큰 종목들이 밸류업 지수에도 다수 포함돼 있어 기존 코스피 지수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거듭 나오고 있다.
이에 밸류업 정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수의 구성방식 변화 필요성이 요구된다. 시장 대표성을 인식한 것이 아닌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상장기업의 저평가 양상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밸류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다소 미흡했다”며 “밸류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본질 가치를 개선하기 위한 근원적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