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는 지난 2007년 5월 방송을 시작해 168간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MBC의 대표 장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기간 제작진과 스태프 그리고 진행자는 물론이고 1814명에 이르는 게스트가 있었기에 프로그램이 유지될 수 있었다.
김명엽 PD는 900회를 앞두고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진행된 ‘라디오스타’ 기자간담회에서 지상파 예능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여전히 최장수 토크쇼로서의 자리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점과 관련해 “(‘라디오스타’가) 화제성 지수에도 항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인급동에도 자주 올라가는 지상파 예능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화제성을 이끌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PD는 “2007년 고등학생 때 이 프로그램을 봤는데 지금까지 봐도 질리지 않는다”며 “시대가 지나도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남녀노소 어필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MC들은 900회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무질서 속의 질서’로 꼽았다. 김구라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통이 아닌 리얼을 기반하는 스튜디오 토크다. 항상 하는 이야기가 ‘편안하게 하면 좋다’는 말이다. ‘라디오스타’는 이 말처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성질의 프로그램”이라고 비결을 짚었다.
김국진은 “초반엔 너무 공격적이라서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라디오스타’만의 장점이 되는 걸 보고 ‘시계 방향이 거꾸로 돌아가는데 일정한 그것이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무질서 속의 질서를 지키는구나 싶었다”면서 “장도연은 생각이 깊은데 장난기가 있고, 유세윤은 장난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깊은 면이 보인다. 김구라는 전반적으로 가벼움의 극치인데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힘이 있다. 그리고 저는 깊고 따뜻한 면을 지녔다”고 말했다.
MC 중 가장 마지막에 고정 MC가 된 장도연은 “900회를 기념하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게 부끄럽고 민망하다”면서 “‘라디오스타’가 2007년에 시작했는데, 제 데뷔도 2007년이다. 운명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고 싶어서 끼워봤다 .내쳐지지 않고 자리 잘 차지하고 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스로 MZ세대라고 강조한 김 PD는 ‘라디오스타’라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면서도 전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최근 유행하는 웹 예능들은 슈퍼스타를 불러서 토크를 하는 형태다. 그런 웹 예능은 홍보와 관련되거나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저희는 지상파 예능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길을 걷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면서 “편집을 하다가 요리사가 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출연진이 간한 음식을 알맞은 농도로 맞춰서 내는 게 제작진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900회 특집은 내달 5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