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컴패니언(동반자) 잇달아 전시...삼성·LG 올해 출시
“메타캣!”
“야옹~”
“꼬리 흔들어”
(메타캣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콘벤션 센터(LVCC) 웨스트 홀 한 부스에 고양이와 팬더 인형이 전시돼있다. 부스 관계자는 인형이 아닌 AI(인공지능) 컴패니언(동반자) ‘메타캣(Metacat)’이라고 소개했다. “메타켓”이라고 부르니 “야옹”하며 반응한다. 꼬리를 흔들라고 하니 명령대로 하고 굿보이라고 칭찬하니 기분 좋다는 듯 야옹하며 운다.
중국 로봇개발 회사 엘리펀트 로봇(Elephant Robot)이 만든 메타캣은 ‘머리 흔들어’, ‘움직이지 마’, ‘위(혹은 아래)를 봐“ 등 여러 명령어를 수행할 수 있다. 머리와 앞가슴, 등을 쓰다듬으면 야옹거린다. 정말 살아있는 반려동물처럼 느껴져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또 다른 CES 2025 전시장인 베네치아 호텔에는 일본 소형로봇 개발사 브이스톤(Vstone)이 AI 로봇 ’소타(Sota)‘를 전시했다. 사람과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 레벨과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정신건강 챙김이‘다. 언어뿐 아니라 목소리 톤, 얼굴표정 등 비언어적 정보까지 활용해 대화 콘텐츠를 생성한다.
눈과 입이 있고 대화를 할 때 고개를 끄떡이고 팔을 움직이기도 해 대화에 더 집중하게 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불쑥 사적인 음성 데이터가 유출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브이스톤 관계자는 “음성과 이미지 데이터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안전하게 보관된다”며 “본인만이 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손이나 발을 대신하는 로봇들이 많았다.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 로봇이나 택배를 분류하는 물류 로봇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2년 전 오픈 AI의 ’챗GPT‘가 생성형 AI 열픙을 일으키면서 대화를 통한 감정적 교류가 가능한 AI 컴패니언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은 이미 개발 막바지 단계다. 삼성전자는 오는 5~6월 AI 집사로봇 ’볼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노란 공 모양의 볼리는 사용자 패턴을 지속적으로 학습해 진화하는 AI 로봇이다.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제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이 가능해 아이와 반려동물을 살피는 역할도 한다.
LG전자는 이동형 AI 허브 ’Q9‘를 올해 말 시장에 내놓는다. Q9는 콘셉트나 기능 면에서 삼성전자 볼리와 흡사하다. 집안 가전 상태를 점검하고 스스로 움직인다. 강점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억양과 발음을 정확히 파악하는 점이다.
중국 가전기업 TCL는 이번 CES에서 ’에이미‘를 선보였다. 볼리, Q9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모차 탄 인형같은 모습으로 자유롭게 움직였고, 대화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날 진행된 시연에서 부스 관계자가 “에이미”라고 부르자 멀리서 다가왔다. “오늘이 무슨 날이지”라고 묻자 “데이비드의 생일”이라며 “데이비드는 우주를 좋아하니까 우주를 주제로 한 파티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로봇 끝판왕‘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대도 머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기업들은 벌써부터 채비에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휴머노이드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엔비디아 등 선도 기업들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LG전자는 가정용 휴머노이드에 대한 선점 의지를 보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