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권 중심으로 매출 반등 효과 기대
"오피스 상권, 유령도시 될 것…매출 타격"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설 연휴가 길어지면 외식을 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늘어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자영업자와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러운 임시공휴일 지정이 곤혹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8일 설 연휴 기간 중 1월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데 합의했다. 임시공휴일을 추가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경기 내수진작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구상이다. 부차적으로 명절 연휴 기간 확대로 인한 교통량 분산 등 다양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는 직장인의 경우 토요일인 25일부터 설 연휴가 끝나는 30일까지 쉴 수 있다. 31일 하루 연차를 내면 2월2일까지 최대 9일 연속 쉬게 된다.
외식업계는 모처럼 매출 특수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연휴 기간에는 가족 단위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 까지 불안한 정국으로 대목을 놓친 만큼 이번이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역이나 업종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지만 연휴가 길어지면 아무래도 국내 관광지라에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늘면서 외식하는 분들이 증가해 아무래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연말부터 침체한 소비심리가 긴 연휴 기간에 사람들이 외식도 하고 쇼핑도 하면서 살아나길 기대하는 부분이 크다”며 “이를 위해서는 연휴 기간에 정부가 경기부양 대책을 집중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엿새 간의 긴 연휴가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많은 이들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거나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매출에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외식업 종사자들은 도시에 남아 일을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여행업계서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해외여행 상품 예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5∼26일 주말에 이어 28∼30일 설 연휴까지 모두 엿새를 연달아 쉴 수 있게 되면서 미주·유럽 등 비행시간이 긴 여행지로 떠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여행사 참좋은여행은 임시공휴일 지정 검토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8일 하루에만 80여명의 고객이 새로 예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설 연휴 기간 여행상품에 관한 문의도 대폭 늘었다고 전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연휴가 길어질수록 국내 보다는 해외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서 정부의 당초 계획과 다르게 도심을 중심으로 텅텅 비는 현상이 일어난다”며 “휴일이라도 임대료를 깎아주는게 아닌데 손해분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길어진 연휴로 높아진 아르바이트(알바) 시급도 고민이다. 가게 운영을 지속하고 싶어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웃돈을 더 얹어주고 사정해야 겨우 일 할 사람을 구할 수 있어서다. 해마다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명절 연휴 비용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하소연이다.
법적으로는 상시근로자 5인 미만 가맹점주는 물론 5인 이상을 둔 가맹점주라도 명절 연휴에는 시급 1.5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추석은 법정 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바생의 출근 유인책으로 명절 연휴 때마다 공공연하게 인건비를 더 늘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피스 상권은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셧다운을 해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이 기간 귀성객과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주거·오피스 상권은 오히려 매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임시공휴일 말만 들어도 소름 돋고 열 받는다”, “한 주를 통으로 날리게 생겼다”, “임박해서 지정한다고 해도 나갈 사람은 해외로 다 나간다. 직장인들이 쉬면 오피스만 손해를 본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도심이나 오피스 상권의 경우 명절이나 황금연휴 기간에는 매출이 빠지는 시기”라며 “더불어 명절 기간 동안 소비가 급증하기 때문에 한 동안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2월까지 그 여파가 있을 것 같아 많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