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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효자였던 수출, 트럼프 ‘관세 폭탄’에 발목 잡힐라 [올해 경제는③]


입력 2025.01.10 07:00 수정 2025.01.10 07:00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지난해 수출 6838억 달러…역대 최대

올해 2.6% 늘어난 7003억 달러 전망

변수는 트럼프 ‘보편관세’와 강달러

경제성장률 0.2%p 좌우할 정도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내수 부진 장기화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주도해 온 수출이 올해 ‘관세’라는 장벽을 마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경제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이 최소 10%에서 최대 30%에 달하는 관세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보다 8.2% 증가한 683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22년 기록(6836억 달러)을 뛰어넘은 수치다.


수입액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6320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51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8년(697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 흑자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반도체는 전년 대비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로 기존 최대 실적인 2022년(1292억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세계무역기구(WTO) 통계 기준으로 한국은 1년 만에 수출국 순위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올해 수출 전망을 전년대비 2.6% 늘어난 7003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KOTRA는 세계 경제·교역의 완만한 성장세와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첨단산업 고부가제품, 선박, 바이오 헬스 등의 수요를 바탕으로 수출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확대 요인으로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ICT 첨단산업 수요가 늘고 선박, 바이오 헬스, 화장품 등 K-콘텐츠·소비재에 대한 글로벌 소비가 계속될 것이란 점을 꼽았다.


올해도 지난해를 뛰어넘는 수출 실적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이미 예고된 문제들을 잘 풀어내야 한다.


가장 큰 수출 제약요인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무역·통상 변화 불확실성 확대다. KOTRA 또한 글로벌 공급망 분절·블록화와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 중국 경기침체 회복 지연 등이 수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5년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의 수출 경기 전망은 부정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기업 수출 전망 부정적…역성장 우려도


기업들은 주요 수출 대상국인 북미와 유럽의 수입 수요가 약화하면서 가전 수출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컸다. 반도체 또한 중국의 범용 D램 수출이 늘며 경합이 심화하고, PC·스마트폰 등 전방산업 재고가 증가하며 수출 여건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1분기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 바이어 가격 인하 요구 등이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수입 규제 확대를 예상해 통상마찰에 대한 우려가 지난 분기 대비 증가했다. 이는 올해 수출 최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universal tariff)는 기존의 특정 품목이나 국가에 국한하던 관세를 모든 수입품에 일괄 적용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모든 수입품에 대해 최소 10%에서 최대 30%까지 일괄 관세를 적용할 것을 공언했다.


트럼프 보편관세가 현실화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최대 14%까지 줄어든다는 분석이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6일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은 최소 9.3%에서 최대 13.1%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율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명목 부가가치는 7조9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로는 0.1~0.2%p를 좌우하는 액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수 부진 속에 그동안 경제를 지탱했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의 성장 견인력 위축과 함께 자동차 부품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제재 관련 산업 수출 부진으로 전반적인 경기 활력 저하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가 사이클상 하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 제재 강화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55% 이상을 차지하는 대 중국·홍콩에 대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규제 강화 때 전체 수출에 대한 악영향은 더 확대할 수 있다”며 “글로벌 자국 이기주의가 확산하면 글로벌 금리 및 환율 전쟁으로 이어져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겨우 붙잡은 물가, 기후·환율 등 넘어야 할 ‘파고’ [올해 경제는④]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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