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건설경기 부진 심화…건설투자 300조 하회
상반기 주택시장 전반적 위축…임대차 가격 상승 압력
“대내외 불확실성에 여전히 높은 금리, 관망세 짙어져”
올해 상반기 건설 경기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택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임대차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의 2024년 4분기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에 따르면 올해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1.2% 감소해 300조 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일부 선행지표는 개선됐으나, 건설기성 등 동행지표의 부진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단 분석이다.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지난해 3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0% 증가하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10월에는 11.9% 감소하며, 10월까지 누계로 7.1% 증가에 그쳤다.
반면, 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3분기에는 9.2%, 10월에는 9.7% 감소해 10월까지 누계로 3.5% 감소하는 등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에도 환율 급등과 탄핵 정국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져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선구 건정연 실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민간부문 발주 위축, 건설기업 심리 악화 등 부정적 파급 효과로 인해 건설경기 부진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 건설경기는 민간·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부진이 심화될 전망이며, 공공·토목부문은 재정 조기집행 등이 예상돼 경기 하락폭을 일부 상쇄할 전망”이라고 했다.
지난해 4분기 전문건설업 계약액도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하도급공사보다 원도급공사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정부의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효과가 소멸하면서 공공공사 발주가 감소된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올 1분기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져 전문건설 업황 개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특히 주택시장은 수도권 중심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계속될 예정이므로 상반기부터 매매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박 실장은 “지난해 4분기 주택시장은 3분기에 이어 수도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으나,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9월부터 상승폭은 다소 둔화된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상승세는 지속됐으나, 매매와 전세 상승폭은 약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월세는 꾸준히 상승해 월세 수요가 매매·전세 수요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은행의 2차례 금리 인하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기대감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매수 관망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으로 인한 비아파트 기피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 판단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탓에 관망세가 이어져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건정연의 분석이다.
그는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주담대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매매 수요는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과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