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 연하장 답신 통해 '군사 협력' 의지 거듭 강조
'북러 군사 협력 공로' 중심으로 단행된 대대적 인사 교체
"우크라 전쟁 후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푸틴이 나설 것"
북한이 연말을 맞아 러시아와의 밀착을 또 한 번 과시했다. 북러 군사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대놓고 드러내면서 내년에도 양국의 끈끈한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새해 축하 편지에서 "2025년은 러시아군과 인민이 신(新)나치즘을 타승하고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는 21세기 전승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형제적인 러시아 인민과 영용한 러시아군 전체 장병들에게 자신과 조선 인민, 전체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이름으로 열렬한 축복의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비롯한 북러 군사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17일에도 푸틴 대통령의 연하장을 별도 보도하며 북러 협력 관계를 다시 부각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새해 편지에서 새해에도 협력관계가 지속될 것임을 강조했으며, 지난 6월 평양에서 진행된 러북 정상회담이 "로조(러북) 관계를 새로운 질적 수준으로 올려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 연하장은 북한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그간 푸틴 대통령의 연하장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등 다른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소개됐으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독립적으로 다뤄지며 북러 관계의 비중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북러 군사 협력 공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사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내각총리를 김덕훈에서 박태성으로 교체하는 것과 함께 러시아와의 협력에 관여한 외무성과 군부 인사의 정치적 입지도를 높였다.박태성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했었다.
또한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때 방러 수행단에 이름을 올린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이 내각 부총리가 기용됐으며, 북러 관계 격상 작업을 진두지휘한 최선희 외무상과 러시아에 대한 북한군 파병 이행과 관련된 리영길 총참모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됐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외교 및 군사적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 결속력이 내년에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다양한 국제적 과제 속에서 내년 양국의 협력은 군사·외교 등 다방면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내년에도 북한과 러시아 결속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북한과 중국 간 관계는 소원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 끈끈하게 물리적으로 유대 관계 갖게 된 계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인데, 전쟁이 길어질수록 북한과 러시아의 유대는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크라 전쟁 후에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푸틴이 중재자 역할을 자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